중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8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과 만나 한중 우호·협력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8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과 만나 한중 우호·협력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중국 공식 방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못했다.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로 공식 방중은 이번이 5년 만이다. 문 의장은 한국 국회의장으로서는 두 번째로 중국의 권력서열 1위를 만나지 못했다.

8일 중앙일보는 문 의장이 지난 7일 시 주석 대신 대한민국 국회의 카운터파트 격인 중국의 권력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 및 만찬을 가졌다. 이어 8일 오전 중난하이에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을 접견한 뒤 왕둥밍(王東明) 전인대 부위원장 주최로 오찬을 갖고 2박 3일 중국 방문 일정을 마쳤다.

문 의장은 시 주석을 만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중국 외교 부분이 완전히 바뀌었다. 모든 책임이 양제츠, 왕치산, 리잔수 선에서 가능해졌다”며 “(시진핑 주석을) 못 만났다고 이야기하는 건 이상하다. 만날 필요성이 점점 없어지는 그런 외교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식 따라가는 대국의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중국 외교 정책이 양제츠, 왕치산, 리잔수 선에서 가능해졌다는 문 의장의 발언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며 “정치국 위원인 양제츠는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3월 전인대에서 국가 부주석에 당선된 왕치산 부주석은 상무위원 7명에 이어 의전서열 8위다.

한국의 국회의장이 방중 기간 동안 중국의 권력서열 1위를 만나지 못한 것은 역대 두 번째다. 지난 1994년 1월 이만섭 국회의장은 중국 방문에서 권력서열 1, 2위인 장쩌민 국가주석과 리펑 총리와 회견했다. 이후 2013년 12월 강창희 의장과 2014년 12월 정의화 의장은 모두 시진핑 국가주석과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견했다. 노무현 정부 말기였던 2007년 7월 임채정 의장만이 유일하게 후진타오 주석 대신 권력서열 2위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3위 원자바오 국무원 총리를 만났다.

시 주석은 지난달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가한 38개국 정상을 모두 정상회담 형식으로 만나며 예우했다. 특히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 신분으로 참석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서로 마주보는 정상급 좌석에 앉혀 공식 회담을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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