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이사장 개인 페이스북에 "태극기 모독집회", "비상국민회의, '꼴통' 선언"
뉴스통신진흥회 인사말에 "이명박 박근혜 9년 국민 배반"
시민단체 미디어연대 "공영언론 관리자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연합뉴스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의 강기석 이사장이 자유한국당과 우파성향의 단체를 비난·비방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정치편향적인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펜앤드마이크(PenN)가 강기석 이사장의 페이스북을 확인한 결과 강 이사장은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임명 이후에도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치 편향성을 드러내는 글을 게재하고 있으며, 뉴스통신진흥회 홈페이지에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이른바 '적폐'로 몰아가는 듯한 내용을 게재하고 있어 국가기간 통신사인 연합뉴스에 대한 중립적인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뉴스의 진흥과 공적책임을 실현하고 독립성 및 공정성 보장을 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비영리특수법인이다. 또한 연합뉴스의 대주주로 연합뉴스사의 경영 감독을 맡고 있다.

제5기 뉴스통신진흥회는 강기석 전 신문유통원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하고 지난해 2월 12일 출범했다. 지난달에는 진흥회 노동조합이 전국언론노조에 가입했다.

경향신문 편집국장, 경영기획실장,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등을 지낸 강기석 이사장은 뉴스통신진흥회 홈페이지 내 진흥회를 소개하는 인사말에서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공영언론의 경영진과 간부들이 정권의 압력에 못 이겨서, 때로는 스스로 권력에 밀착해서 편집권을 침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촛불혁명에 힘입어 새 민주정부가 들어섰고, 새 민주정부 아래에서 제5기 뉴스통신진홍회가 새로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강기석 이사장은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자유한국당을 비난하고 우파성향의 전(前)정부와 시민단체들을 비방하며 노골적으로 정치 편향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7일 강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독재’의 맛>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 자발적으로 자유한국당 해산 열망이 들끓고 있으므로 차제에 자유한국당 정도는 그냥 해산(전두환 80년 정치활동 금지)시켜 버릴까? 대신 연동형 비례제 어쩌고 할 것 없이 아예 국회의원 100명 정도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박정희 72년 유정회)하는 건 어떨까”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해당 글에는 ‘태극기모독 집회는 원청봉쇄해 버리면 좋다’, ‘종편은 JTBC로 통폐합시키고 대구매일, 문화일보는 폐간시켜 벼려라’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 3월 22일에는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한 일이라곤 사면팔방에 증오와 저주의 화살을 날린 것 밖에 없다”며 “줄곧 한반도 평화 움직임에 어깃장을 놓고, 미국과 일본에 아부하고, 대통령 욕만 해 왔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한국프레스센터 안내판에 걸린 비상국민회의 행사 사진을 게재하며 <‘꼴통’ 선언>이라고 비방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미디어연대의 이석우 대표(동국대 객원교수)는 "강 이사장은 보도에 간섭한 적 없고, 정치권력도 간섭한 적 없다고 하지만 자신의 정치편향적 발언 자체가 구성원에 대한 압력이자 간섭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강기석 이사장의 이전 정권 언론의 자유 투쟁 경력이라는 것이 외눈박이 내지는 진영 논리에 불과한 것임이 드러났고, 결국 현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고 나섰다"며 "강 이사장은 공영언론 관리자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강기석 이사장 개인 페이스북 캡처

한편, 연합뉴스가 대주주로 자회사 형태로 설립한 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는 지난달 3일 재벌가 3세 마약 사건을 보도하면서 노무현 전(前)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실루엣 이미지를 사용한데 이어, 10일에는 한미정상회담을 설명하는 보도에서 문 대통령 측에 북한 인공기 그래픽을 배치해 파문이 일었다.

연합뉴스는 지난달 30일 자사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은 뭔가 한참 이상하다"는 내용으로 제1 야당인 한국당을 비난하는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페이스북 게시글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페이스북 게시글

연합뉴스는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 보고 '김정은 대변인' 운운할 때도 '이 사람들 비유야? 진심이야' 싶더니 이제는 '독재 타도'라니 30% 안팎의 지지율 확보가 그리도 좋은 건지...정권에 대한 대중의 반감에 너무 의존하는 느낌이랄까"라며 "자유한국당은 뭔가 함참 이상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 측은 다음날인 1일 "직원이 개인 계정으로 착각해 올린 것으로 회사 입장과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해당 논란 게시물은 삭제됐으며 사과문도 1일 하루 게재된 후 삭제된 상태다. 해당 글을 올린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는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NS에서는 "연합뉴스가 실력으로 승진시킨게 아니라 코드인사로 물갈이 해서인지 실수가 잦다고 보여진다", "연합뉴스는 뭔가 한참 이상하다" 등의 비판적 반응이 일고 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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