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본 전문가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보인다"
'단거리 발사체'라던 軍 발표 논란...미사일 발사한 것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4일 강원도 원산에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 중 하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날 정부는 '미사일'이 아닌 '발사체'라고 돌연 입장을 수정 발표한 바 있다. 북한 미사일 판정 여부에 따라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의 참관 아래 전날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보도하면서 화염을 내뿜는 관련 무기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북한이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로 지칭한 300㎜ 신형 방사포와 240㎜ 방사포가 동원됐다. 다른 사진에는 '전술유도무기'로 언급된 단거리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는 장면이 담겼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대량살상무기(WMD) 센터장은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것 가운데 '전술 유도무기'라고 언급된 것은 “북한이 러시아에서 개발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들여다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발사 장면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해 저고도로 비행하는 특성이 있다”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유도장치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면서도 다양한 비행궤도와 최종단계에 진입 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가 가능해 사드(THAAD) 등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직후 처음에는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40여분 뒤 '단거리 발사체'로 정정한 이후 이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는 오판일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와 합참은 전날 '단거리 발사체에 미사일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확한 기종은 추가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 합참은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몇 발 쐈는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군이 초기에 '미사일'이라고 상황을 파악하고도 한국과 북한의 외교 상황 등을 감안해 '발사체'라고 낮춰서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전날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현재 한미 군사당국은 상세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발사체의 세부 제원과 종류 등을 정밀분석 중"이라고 했었다.

북한이 언급한 '전술유도무기'가 사실은 탄도미사일 계열인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발사한 것이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된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에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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