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 40%가 식량난...올해 1인당 하루 식량 배급량은 300g에 불과”

올해 북한의 식량난이 지난 10년 내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은 북한주민 40%가 식량난으로 굶주리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은 요청했다.

유엔식량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 조사해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인구의 40%인 110만 명이 식량부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FAO와 WFP 소속 전문가 8명은 지난 3월 29일부터 15일 간 북한에 들어가 37개 군 내 가정을 직접 인터뷰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들 기구가 이날 공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DPRK Rapid Food Security Assessment)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136만 톤의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

북한의 올해 식량 수요는 총 576만 톤인 반면 생산량은 417만 톤으로 159만 톤이 부족하다. 공식적으로 계획된 식량 수입량 20만 톤과 국제기구의 예정된 식량 지원분 2만 1200톤을 제외해도 136만 톤이 여전히 부족하다.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는 올해 북한의 1인당 하루 식량 배급량(PDS)은 300g으로 목표치인 550g에 훨씬 못 미친다며 이는 전년 대비 22%p 줄어든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의 지난해 식량 생산량도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490만 톤에 그쳤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북한의 식량난은 오랜 가뭄과 비정상적인 날씨, 농업 생산에 필요한 투입 요소 제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여름에도 적은 강수량으로 생산량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와 전력 부족은 수확 후 식량의 운반과 보관에도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북한주민들의 단백질 섭취량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북한주민들은 주로 쌀, 옥수수, 감자, 배추김치를 섭취하며 단백질 섭취량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은 북한 전역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북한주민의 37%가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46%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해 북한주민들의 빈약한 영양섭취 상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즉각적인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춘궁기인 5월과 9월 사이에 식량난이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식량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 대북지원 감시단으로 활동했던 월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은 완전히 실패한 협동농장을 여전히 운영 중”이라며 “북한이 식량난에서 벗어나려면 FAO나 WFP와 같은 단체들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북한정권이 스스로 농업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협동농장을 가족영농제로 전환한다면 농업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FAO나 WFP 등은 북한에 지원하기 전에 북한정권 스스로 개혁을 이뤘는지 확인해 해마다 식량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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