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광주진보연대' 등 팻말 든 수십 명...황 대표에 달려 들어 물 뿌려 경찰 제지 받아
황 대표, 경찰 보호 받으며 역사 안 역무실로 이동...얼굴과 안경에 물 묻어
갑작스런 봉변에도 차분한 모습 '눈길'..."이제는 정말 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오전 광주광역시 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를 마친 뒤 강성좌파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자 경호를 받으며 역사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오전 광주광역시 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를 마친 뒤 강성좌파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자 경호를 받으며 역사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를 방문해 문재인 정부 규탄 대회를 열었지만, 강성 좌파 단체 회원들로 추정되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게 '물벼락'을 맞는 봉변을 당했다.

황교안 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 광주 송정역 앞에서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이름의 규탄대회를 열려고 했다. 그러나 행사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송정역 광장을 가득 메운 민중당, 광주진보연대, 광주대학생진보연합 등의 단체들은 '자유한국당을 해체하라', '황교안은 물러가라', '황교안은 광주를 당장 떠나라', '5.18 학살 전두환의 후예 자유한국당' 등 원색적인 비난 문구가 쓰여 있는 피켓을 들고 괴성을 질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이틀째 투쟁에 나선 3일 오전 광주시 송정역 광장 근처 인도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이틀째 투쟁에 나선 3일 오전 광주시 송정역 광장 근처 인도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는 당초 규탄대회를 열기로 한 송정역 광장을 벗어나 근처 인도에서 행사를 시작했다. 황 대표가 연설을 시작하자 단체들은 "황교안은 물러가라"를 외치며 계속해서 행사를 방해했다. 황 대표는 이들을 향해 "말씀 좀 들어보라. 이럴 것 없다"고 호소했지만 이성을 잃은 이들에게 통할 리 만무했다.

황 대표는 체념한 듯 "(행사를) 그대로 진행하자"며 "자유를 지키기 위해 광주, 전남 애국 시민들이 피 흘려 헌신했다. 그런데 지금 자유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자유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연설을 마친 뒤 다음 일정인 전주행 기차를 탑승하러 역사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 순간 수십 명이 황 대표 쪽으로 달려들더니 생수병 뚜껑을 열어 물을 뿌려댔고, 황 대표는 경찰들의 보호를 받으며 역사 안 역무실로 피신했다. 황 대표의 안경과 얼굴에는 물이 묻어있었다.

황 대표는 갑작스런 봉변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송정역 플랫폼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는 한 나라다. 지역 간 갈등이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며 "이제는 정말 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주시민 중에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훨씬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황 대표에게 '몹쓸 짓'을 한 단체 중 상당수는 전(前) 통진당과 관련된 단체로 알려졌다. 피켓에 언급된 '민중당'은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장관 시절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다. '광주진보연대' 역시 대표가 지난해 12월 '이석기 전 의원을 즉각 석방하라'는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렸고, '광주대학생진보연합'은 지난 2월 '광주지역 백두칭송위원회'가 연 '김정은 광주 방문 청원' 캠페인에 참여한 바 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