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화상채팅을 녹화한 뒤 지인 등에 유포하겠다며 협박해 돈을 빼앗는 일명 ‘몸캠 피싱’으로 전·현직 군 관계자들의 개인정보 6,000여 건이 무더기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장성, 군 출신 현직 청와대 고위관계자 등의 개인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한국사이버보안협회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피싱 범죄에 사용된 미국, 중국, 홍콩 등 해외 서버를 추적해 전·현직 간부와 병사 6081명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자료에는 육·해·공군 소속 병사와 하사 이상 대령 이하 전·현직 간부들 이름, 직책 및 직위, 개인 휴대폰 연락처가 정리돼 있었으며, 이외 일부 군부대 일반 유선 전화번호와 군무원들 연락처도 다수 기록돼 있다고 전해진다.
사이버보안협회는 이 자료들이 ‘몸캠 피싱’을 통해 군 관계자의 휴대폰이나 노트북에서 유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피해자 신고에 따라 심어진 악성 프로그램을 추적하다가 최종적으로 해외에 있는 서버에까지 이르러 여기에 저장된 개인정보 자료를 확인하게 됐다”며 “유출된 정보 규모를 볼 때 군 내 피해자가 여러 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군 당국은 이들 개인정보 외 각종 기밀사항이 함께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 서둘러 진상 파악에 나섰다. 연락처가 유출된 군 간부 등은 아직 자신들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유출된 개인정보가 들어 있는 자료를 이제 확보했다”라며 “사실관계 확인부터 한 뒤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협회 관계자는 “매달 10명 정도 군인들이 피싱, 특히 몸캠 피싱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번 건 말고도 유출 피해가 더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사이버보안협회는 지난해 12월 29일, 아동 및 청소년 성 보호법에 위반되는 불법 음란물들의 척결 및 사이버폭력과 사이버범죄들의 해결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창단됐다. 이사장을 맡은 디포렌식코리아 김현걸 대표는 “평소 해킹 및 보안관련 업무를 주로 하다 보니 사이버범죄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어 이를 해결하고자 협회를 창립하게 되었다”고 창립 목적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