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활 칼럼]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저질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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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5.02 21:17:21
  • 최종수정 2019.05.1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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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총리도, 집권여당도 ‘가짜뉴스’ 양산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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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으로 불리는 나라들의 공통적 특징 중 하나는 사회지도층, 특히 권력자들의 거짓말에 엄격하다는 점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문재인 정권의 한국은 하루가 다르게 후진국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대통령부터 걸핏하면 명백한 허위사실을 입에 올린다. 국무총리나 집권여당도 다르지 않다. 권력자들의 거짓말이 반복돼도 극소수 매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이 자발적으로 정권의 홍위병으로 전락했거나 알아서 눈치를 보다 보니 제대로 추궁하지 않고 유야무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나 대통령 취임 후 내놓은 발언 중에 거짓말로 드러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본인이 내용을 제대로 몰라서 한 발언일 수도 있고 은연중에 몸에 배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소산일 수도 있다. 무식해서 그랬든, 허위의식의 소산이든 어느 쪽도 용납하기 어렵다.

원전-북핵-경제...잇따른 문재인거짓말

문 대통령은 취임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대형 가짜뉴스를 터뜨렸다. 그는 2017619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일본은 세계에서 지진에 가장 잘 대비해온 나라로 평가받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20163월 현재 총 1368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사고 이후 방사능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나 암환자 발생 수는 파악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제적 효율성을 다소 희생하고라도 원전은 가능한 빨리 폐기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발언은 국제망신으로까지 이어진 명백한 허위였다. 2011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사망자 15893명과 행방불명자 2556(20173월 일본 경시청 집계)의 대부분은 대지진 이후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에 희생된 사람들이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직간접적 원인이 돼 숨진 사람은 4명 정도라고 한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흘 뒤인 622일 일본 외무성은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문 대통령이 연설에 인용한 수치가 잘못됐다며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 달 28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통해 원전 관련 사망자 수로 해야 하는데 관련이란 단어를 빼버렸다실무적으로 착오가 있었다며 발을 뺐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된 거짓말도 빼놓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첫 판문점 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20184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사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한국 북한 미국이) 비핵화 개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많은 분이 예상했던 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핵확산 금지나 동결 선에서 미국과 협상하려 하고, 미국도 그 선에서 북한과 합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우리하고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예측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같은 해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는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에 합의했다고도 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지금까지 전개된 양상은 문 대통령이 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얼마나 허황된 말장난에 불과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무식의 산물이든, 허위의식 소산이든 용납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161선거법은 선거의 규칙이다. 밀어붙이기나 직권상정으로 의결된 전례가 단 한 차례도 없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 선거법 개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그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점이었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대주주인 민주당이 최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거법 개정안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법안과 함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날치기를 강행하면서 34개월 전의 선거법 관련 발언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경제 분야로 눈을 돌리면 더 심하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경제 관련 발언은 거의 대부분 내용의 정확성과 인식의 현실적합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아무리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어 아랫사람들이 써주는 대로 읽는다고 하더라도 명색이 경제력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나라의 국가 지도자가 기본적인 통계나 경제지표도 제대로 보고할 참모가 없다면 그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은 2018531일 청와대에서 열린 재정전략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사상최대 규모의 예산을 퍼붓고도 올해 1분기의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락했고, 권력 주변에서 떡고물을 챙기는 일부 인사를 제외한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성장엔진 추락의 충격을 하루가 다르게 절감하는 현실에서 소주성(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대폭인상이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주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는 작년 11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은 발전된 나라들 가운데 경제적 불평등의 정도가 가장 심한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올해 1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어느듯 우리는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됐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대표적인 노동경제학 전문가로 평가받는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신년회견 직후인 112일 펜앤드마이크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력하지만 적어도 사실관계만큼은 국민들이 제대로 알도록 하는 것이 경제학자의 책임이라며 소득분포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지니계수와 소득5분위 배율 등 객관적 통계에 입각해 문 대통령 주장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남 교수는 특히 현 정권은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불평등을 이용해 먹는 것 같다면서 비록 대한민국의 지성의 두께가 참 얇기는 하지만 거짓말이 혹세무민하도록 놔둘 정도는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거짓말 해놓고도 사과도, 해명도 없는 정권의 정신구조

이런데도 문 대통령은 문제의 신년 기자회견 이틀 전인 18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요즘은 정보의 유통속도가 매우 빠르다. 특히 가짜뉴스 등의 허위조작 정보는 선정성 때문에 유통 속도가 더욱 빠르다면서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조직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에 대해 정부는 단호한 의지로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집권 전후 본인의 입에서 나온 수많은 가짜뉴스에 대해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사과도, 해명도 하지 않은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태연하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정신 구조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이달 10일 취임 2년을 맞는 문 대통령의 취임사는 말과 실체의 괴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대통령 취임사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이 취임사가 얼마나 허구인지는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이 거짓 대사 된 2년 전 대통령 취임사라는 제목의 2일자 칼럼에서 근래 한국 신문에서는 보기 드물 만큼 통렬하게 문제점을 비판했기 때문에 여기에 다시 쓰진 않겠다. “문재인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약속이 얼마나 새빨간 거짓말인지는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취임사 중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은 현실과 정확히 부합한다. 그 방향이 권력 주변의 일부 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인에게는 질곡과 빈곤화로 가는 고속도로라는 점이 비극이긴 하지만...

펜앤드마이크는 올해 18일과 118일 두 차례에 걸쳐 문재인발() 가짜뉴스 실태를 파헤치는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당초 계획으로는 한 차례만 보도할 예정이었으나 취재과정에서 워낙 사실과 다른 어이없는 발언이 많이 발견돼 두 차례로 나눴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행태를 이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대통령에서 물러날 때쯤 어느 언론사가 다시 이 문제를 다루는 기획기사를 준비한다면 5회 시리즈 정도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文정권 2년...좌파 전체주의의 불길한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윗물이 흐리니 아랫물인들 맑을 리가 없다.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의 행태를 닮아가는지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과 여당에서도 거짓말 대잔치에 가세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21일 국회에서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미국에 이어 2위라며 내년에는 OECD 1위가 될 거라는 전망도 있다고 답변했다. 이보다 한 달 보름쯤 전인 26일에는 집권여당인 민주당 사무부총장 소병훈 의원이 지난해 한국이 OECD 국가 중 성장률 1라고 한술 더 떴다. 그러나 작년 한국의 성장률은 OECD 36개국 중 18위로 외환위기 충격이 한창이던 1998년 이후 순위가 가장 낮았다.

이 총리는 과거 신문기자 시절 언론계의 대표적인 '김대중 장학생으로 불리긴 했지만 그래도 실력 있는 정치부 기자로 꼽혔다. 본인도 논평은 자유다. 그러나 사실은 신성하다는 영국 가디언 편집장 출신 찰스 스콧의 말을 기자 시절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총리가 경제부 기자 경험이 없어 경제 분야를 잘 몰라 사전에 내용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치더라도 명백한 거짓말인 국회 답변에 대해 나중에라도 사과나 해명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하기야 그보다 훨씬 악성의 가짜 뉴스들을 쏟아낸 문 대통령도 자신의 문제 발언들에 대해 안면몰수하고 있으니 그 정권의 총리가 이러는 것도 당연하다고 해야 하나.

문재인 정권에 대해 최근 한국당은 좌파 독재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어쩌면 지금 상황의 심각성은 단순한 좌파 독재그 이상일 수 있다. 2년 전 집권 후 초스피드로 행정부 사법부 헌법재판소 검찰 경찰 언론 등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거의 전 분야를 장악한 데 이어 선거의 규칙까지 자기들 입맛에 맞게 바꿔 입법부까지 구조적으로 장악하려는 현 정권의 막가파 행태에서 극단적 전체주의의 불길한 그림자마저 어른거린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애당초 진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이 좌파, 특히 한국형 좌파의 두드러진 특징임을 모르진 않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입만 열면 서슴없이 거짓말을 쏟아내고, 잘못이 드러나도 반성조차 않는 저질 권력의 폭주에 우리는 언제까지 이대로 무력하게 끌려가야 하나.

권순활 논설주간 ks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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