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퇴위 관련 글에 '만만한' 사람들만 공격하는 좌파 네티즌들...이낙연 "천황님" 발언은 묵인
일왕 퇴위 관련 글에 '만만한' 사람들만 공격하는 좌파 네티즌들...이낙연 "천황님" 발언은 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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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네티즌들, "천황님께 감사한다"던 이낙연엔 비판 안 하면서 사나・윤서인 등 '만만한' 사람들만 문제삼아
윤서인, 이낙연 발언 두고 "내가 하면 합리적 외교, 남이 하면 반민족 친일"...과거 문재인 정부 행적 비판
우파 네티즌 "홍준표나 황교안, 나경원이 천황이라 표현했어도 지금처럼 말할 건가"
미디어 전문가 "우파 정당에 대한 친일 프레임 씌우기 등 좌파의 선전선동 기재 작동했을 수도"
'아키히토 천황님'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비판을 받지 않았던 이낙연 국무총리(좌)와 "헤이세이 수고하셨다"는 글을 남겼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사나(우). (사진 = 연합뉴스 등)

아키히토(明仁) 일왕 퇴임과 관련, 좌파 성향 세력의 ‘이중잣대’가 드러나 비판받고 있다. 이들은 친문(親文) 성향 정치인, 연예인의 일본 옹호 발언은 묵인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만만한’ 여성 아이돌그룹 멤버나 자유우파 성향 유명인의 발언은 문제삼고 있다. 

보수 우파는 친일, 친북 좌파는 반일 프레임을 씌우려는 움직임이 있어 왔는데 이번에도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의 선전, 선동 기재가 작동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달 30일 아키히토 일왕 퇴임과 나루히토(德仁) 즉위 이후, 클리앙과 오늘의 유머 등 강성좌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지에서는 이와 관련한 몇몇 인사들의 심경글이 크게 회자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 일본이 ‘헤이세이’ 시대를 마치고 ‘레이와’ 시대를 연다”며 “한일관계를 중시하셨던 아키히토 천황님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이 총리가 ‘천황’ 호칭을 사용한 점을 문제삼았다. 외교상 공식 명칭은 ‘천황’이지만, 과거 정부 특히 자파 성향의 정부는 천황이란 호칭 사용에 반감을 드러냈고, 국내 언론에서는 천황을 ‘일왕’으로 낮춰불러왔다. 천황이란 용어를 사용한 정치인이나 공인은 '친일파'로 몰리며 좌파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자유우파 성향 만화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윤서인 작가도 이 총리의 발언을 꼬집으며 “내가 하면 합리적 외교, 남이 하면 반민족 친일”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징용 판결과 초계기 레이더, 3.1절 축사 등, 출범 이후 각종 사안에서 반일감정을 자극해온 문재인 정부에서 ‘천황’이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며 일본을 거론한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다만 이런 이중적 작태를 문제삼은 것은 윤 작가를 비롯한 자유우파 성향 네티즌 일부 뿐이었다.

아키히토 일왕(좌측) [연합뉴스/일본 지지통신 대표 촬영 제공]
아키히토 일왕(좌측) [연합뉴스/일본 지지통신 대표 촬영 제공]

좌파 성향 네티즌들은 이 총리의 발언은 문제삼지 않으면서도, 같은날 걸그룹 트와이스의 일본인 멤버인 ‘사나’가 남긴 심경글은 공격했다.

사나는 이 총리가 ‘천황’ 글을 올린 날 “헤이세이가 끝나는 게 어쩐지 슬프지만, 헤이세이 수고하셨다”라며 “레이와의 새로운 시작을 향해, 헤이세이의 마지막 날을 마무리합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사나는 헤이세이 시대에 일본에서 태어났다. 일본인으로서의 모국인 일본과 일본인이 그들이 상징으로 여기는 인물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천부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좌파 성향 네티즌들은 “일본인 조상들 덕분에 한 나라는 연호를 잃었는데, 자기 나라(일본) 연호가 바뀐다고 축하하는 행동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한국 공식 계정에 일본어로 정치적인 글을 올리는 것은 한국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글로 공격했다. “한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식이다.

사나의 발언과 윤 작가의 발언을 엮어 기사화한 언론들도 사나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이들은 “사나의 심경글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에 대한 ‘과도한’ 애정과 한국에 대한 비교로 친일 논란을 빚어온 윤서인도 이를 공감했다” 등으로 보도했다.

(사진 = 윤서인 작가 페이스북 글 캡처)
(사진 = 윤서인 작가 페이스북 글 캡처)

이와 관련한 반발도 이어진다. 이 총리의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긴 한 네티즌은 사나, 윤 작가의 발언을 문제삼는 좌파 성향 네티즌들에 “홍준표나 황교안, 나경원이 천황이라는 표현을 써도 지금처럼 말씀하셨을 건가”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항일투사들도 천황이라는 고유명사를 그대로 사용했다. 백범일지에서도 확인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반일몰이’에 ‘남녀갈등’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말이 나온다. 사나의 심경글을 공유한 윤 작가의 페이스북 글에는, 사나가 공격받는 데 대한 원인이 ‘어리고 예쁘기 때문’이라는 댓글도 있다. 이 네티즌은 ‘증거물’로 댓글을 남긴 사람들의 성별, 나이를 제시했다. 좌파 성향 정부에서 학생 시절을 보내고, 각종 사안들에 ‘상대적 박탈감’을 주장하는 30대 여성들이 ‘반일몰이’의 주력 계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디어 전문가는 2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언론과 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에서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친일 프레임이 가동되고 있다"며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이 누구든 일본에 관해 우호적 언급을 하면 그것이 사실을 적시한 것일지라도 '친일파'로 몰아간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보이지 않는 손이 '친일'과 '반일'로 국민을 편가르고 한 쪽편에 설 것을 강요하는 느낌이 있다. 어두운 곳에서 어떤 세력이 선전, 선동의 기재를 작동시키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 총리 측은 논란이 이어짐에도 게시글을 수정하거나 삭제하지는 않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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