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총장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은 '반민주적'
문무일 총장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은 '반민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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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진행되는 형사사법제도 논의 지켜보면 우려 금할 수 없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하다. 동의하기 어렵다" 등 이례적 표현하며 반발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제공]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제공]

해외 출장 중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최근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 등과 관련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동의하기 어렵다"는 이례적 표현까지 썼다.

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문 총장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현직 검찰총장이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총력을 기울여 추진 중인 이른바 '개혁조치'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직설적 표현으로 반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문 총장은 이어 "또한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런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논의를 진행해 국민의 기본권이 더욱 보호되는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는 지난달 29일 밤 11시54분께 전체회의에서 한국당의 반발에도 공수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법안에는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이는 경찰이 범죄혐의를 인정한 사건만 검찰에 넘기고 1차적으로 수사종결을 할 수 있는 법안이다.

또 검찰의 사건 송치 전 수사지휘권을 폐지했다. 공수처 법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권한을 갖는다. 수사 대상은 대통령 친·인척을 포함해 고위공직자 7,000여명이 될 전망이다.

공수처의 수사대상을 고위공직자의 ‘부패행위’에 한정하고,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기소심의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기로 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법안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이들 법안은 패스트트랙에 지정됨에 따라 특위 심사,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 본회의 부의 등의 절차를 걸쳐 최장 330일 이내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검찰 총장이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혀 향후 법안 처리 과정에서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문무일 총장이 경질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문 총장은 과거에도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은 줄이되,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공수처 설치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수 차례 말한 바 있다.

문 총장은 현재 사법공조 체결을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오만·키르기스스탄·에콰도르 대검찰청과 우즈베키스탄 대검찰청 및 내무부를 방문해 오는 9일 귀국한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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