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자들, 지난 25일부터 안중근 유묵과 함께 "토착왜구 박멸" 거론한 사진 게시하며 여론몰이
야권서 '토착왜구 박멸' 사진 비판 일어..."한국당, 토착왜구로 프레이밍돼...文정권, 난관에 부딪히면 일본 팔아"
야권 관계자, 해당 사진 '미러링'한 사진 두 장 공개...北 김정은・'원조 친일파' 홍영표 등장
토착왜구 발언 관련, '열린우리당 친일대첩' 이야기해달라는 의견 달리기도
사진 제작 야권 관계자 "민주당, 친일파 프레임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대한민국 역사 일제・독재・극우로 폄하"

29일 야권 관계자가 제작한 뒤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총선은 남북전' '총선은 한일전' 사진. (사진 = 페이스북 캡처)

최근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와 지지자들 사이에서 야권 관계자, 지지자를 ‘토착왜구’로 묘사하며 친일파 낙인을 찍는 가운데, 야권에서도 이에 대응하는 자료가 만들어져 퍼지고 있다.

29일 한 야권 관계자의 페이스북에는 “민주당 진영에서 뿌리고 있는 비열한 포스터를 보고 만들어봤다”며 사진 두 장이 올라왔다. 피를 흘리고 있는 북한 김정은의 모습 아래로 “총선은 남북전이다・독재자에게 퍼주려는 종북들을 박멸하라”는 문구가 써 있는 사진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 아래에 “총선은 한일전이다・토착왜구들을 박멸하라”는 문구가 써 있는 사진이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진영에서 뿌리고 있는 원본 자료”라며, 앞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진도 함께 남겼다. 지난 25일부터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돌고 있다는 이 사진엔, 약지가 잘려 있는 손바닥 모습 아래로 “총선은 한일전이다・토착왜구들을 박멸하라”는 글귀가 써 있다. 사진의 손바닥 도장은 보물 제569호에 등재되기도 한 안중근의 유묵(遺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귀에 등장한 ‘토착왜구’라는 말은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지난달 말 처음 사용한 이후 민주당 지지자들이 퍼뜨리고 있는 단어다.

지난 25일부터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사진(좌)과 해당 사진을 게시한 좌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들(우).

야권에서는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의 이같은 행위를 ‘친일파 프레임’을 잡는 것으로 보고 비판하고 있다. 메신저 방에서 “총선은 한일전”이라는 사진을 봤다는 다른 야권 관계자는 “좌파 성향 민주당 지지자들의 행동으로, 한국당은 토착왜구로 프레이밍이 됐다. 좌파 계열 커뮤니티마다 이 사진을 퍼다 나르며 선동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은 난관에 부딪히면 일본을 판다. 안중근이 자신의 유묵을 정치적 선동 문구에 사용하는 걸 보면 무덤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에 줄줄이 공유되고 있는 이 관계자의 두 사진 중, 더 직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홍 원내대표가 나타난 사진이다. 댓글을 남긴 한 시민은 “원조 친일 부역자 중추원 참의 홍종철의 손자 홍영표, 대한민국에 여전히 기생하는 왜구 하수인의 손자”라며 홍 원내대표를 비판했고, 이외 “21세기 들어서 민족주의 말한다는 게 우스울 따름” “이런 미러링은 환영한다”등을 주장한 시민들도 있었다.

특히 한 시민은 “(민주당에서) 그렇게 토착왜구를 외치는데, ‘열린우리당 친일대첩’을 이야기하면 좋을 듯 싶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창당한 열린우리당에서 2004년 진행한 ‘친일반민족 진상규명법’과 관련된 의견이다.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신기남은 친일 반민족행위 범위를 확대해 처벌하자는 강경 입장을 당론으로까지 표명했지만, 열린우리당 지도부 다수가 실제 친일파 후손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후퇴한 바 있다. 이 당시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가 국가 정체성을 흔들면 전면전을 할 수도 있다”며 적극 대응하기도 했다.

사진을 만든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아무 근거도 없는 친일파 프레임을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라며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은) 원조를 받던 폐허의 나라를 불과 수십년 만에 원조를 주는 부유한 나라로 번영시킨 산업화 신화 등 자랑스러운 내 나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그저 일제, 독재, 극우 따위로 폄하하고 있다. 이런 지도자들이 대한민국을 통째로 개조하고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며 느끼는 참담함이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무겁고 깊다”고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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