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근교에서 '골프 회동'...멜라니아 여사 생일만찬도 함께해
무역협상 관련해선 '신경전'...트럼프 "5월 방일 때 서명", 아베 갸우뚱

트럼프-아베, 워싱턴 인근서 '골프 회동' [연합뉴스 제공]
트럼프-아베, 워싱턴 인근서 '골프 회동' [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27일(현지시간) 1박 2일간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이틀간 최대 쟁점인 북한 비핵화와 양국 간 무역 문제를 필두로 역내 현안을 두루 짚으며 '친밀한 관계'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1시간 45분 동안 부부 동반 만찬을 함께했다. 이 만찬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49세 생일축하 자리이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튿날인 27일에는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함께 골프를 치며 시간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아베 총리 환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독대한 시간이 2분에 지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지난 25일 북러 정상회담 직후 열린 만큼, 북러 밀착에 대한 견제 속에 대북 제재 등 압박 기조를 재확인하며 미일간 공조 전선이 견고하게 형성된 모습을 연출했다.

양국간 무역문제 등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현안들이 있지만  견고한 '동맹'  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두 정상 간의 인간적 유대가  깊음을  보여줌으로써  상호 대화와 이해 속에서 현안들이 해결될 것임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에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을 '미국의 일방적이며 비선의 적인 태도'로 돌리며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강성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 회담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북한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그것(북한 문제)은 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회담 후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향후 미북 (협상) 프로세스를 전망하고 진행 방식을 놓고 상당히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일 정상은 대북 제재 및 제재유지를 위한 '공동의 결의'를 논의했다고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가 27일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베 총리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같은 트럼프 행정부 강경파의 입장을 강화해줄 것이라고 일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완전히 전념할 때까지 제재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미일 동맹의 억제력과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합의했으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 지역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로 협력해 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일본 당국자 발로 보도했다. 여기에는 남중국해와 센가쿠 열도 등에서 미국의 대(對)중국 포위망을 돌파하려는 중국 견제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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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 정상은 무역협상과 관련해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아베 총리와 통역만 배석한 채 45분간 단독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자단에 공개된 자리에서 양국 간 무역협상 타결 시점을 묻는 한 미국 기자에게 “(5월 말) 방일 때 서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베 총리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아베 총리는 순간 고개를 갸웃하면서 얼굴을 찡그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 겨우 시작한 단계인 협상을 앞으로 한 달 남짓 만에 타결짓는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일본 정부의 기본 인식이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이 빠진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5월 말 합의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면 협상 대표들에게 맡기자"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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