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성찰·숙고하겠다"고도…이틀간 김삼화 수석대변인, 김수민 원내대변인 줄사퇴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권은희 의원, 오신환 의원(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을 뺀 4당 지도부가 '야합'한 관심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처리 목적으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자당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강제로 교체(사보임)한 것에 관해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늑장 사과'를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26일 '의원님들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여야 합의문이 당에서 추인됨에 따라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어제 사개특위 두분 의원님들에 대한 사보임 조치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그동안 누구보다 사법개혁 의지를 갖고 일해오신 두 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두 의원이 느꼈을 실망감을 생각하면 더욱 송구한 마음이고, 다른 의원 님들께도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죄송한 마음"이라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채 "잠시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며 "당내의 선거제도 개혁과 사법제도 개혁의지를 실천해 오신 여러분들과는 좀더 소통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와 관련 권은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원내대표가 사과를 했습니다"며 "모두들 이성을 회복해서 함께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의 수사대상, 조직, 권한에 관한 중요 입법사항에 대해 최소한 한 번은 논의하고, 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을 권유드립니다"라며 공수처법 재논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전날 강제 사보임된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그는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으로 바른미래당 의원님들께 공수처가 필요하며, 때문에 공수처 설치를 위해서라도 패스트트랙 합의를 찬성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사개특위 위원으로 공수처가 전문적, 효율적인 수사처로 역할 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논의하겠다고 약속드렸다"고 말했다.

"어제 공수처 법안 첫 논의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은 수사대상을 고위공직자가 재직 중에 범한 죄라면 공소시효가 있는 한 수사대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수사대상을 현직인 고위공직자나 퇴직 후 2년 내로 제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법안논의의 시간을 대부분 그냥 보내버렸다"며 민주당과의 이견이 컸음을 밝혔다.

한편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수민 의원이 이날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했다. 김수민 의원은 "오늘 김 원내대표의 사과 문자메지시를 받았다"며 10개월여 원내지도부로 함께 해오며 봐온 진정성을 믿는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당이 위기로 치닫고 있다. 극한 대립 속에 원내대변인으로서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를 원고에 담아낼 수 는 없는 일"이라며 "한쪽 편을 들어 당의 입장을 적어내는 것 역시 제 양심으로는 버거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날(25일) 김삼화 의원이 당 분열을 이유로 수석대변인직을 던진 데 이어 김 의원까지 원내대변인직 사퇴 입장을 밝히면서 안철수계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연대해 현 지도부 퇴진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