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24일 김정은이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권력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파송 노동자 유지 등의 경제적 목표를 세웠을 것으로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 플래넘 2019’ 북한 비핵화 세션에 패널로 등장해 “김정은은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한미중 정상을 누차 만난 데 이어 이번에 푸틴과 만나면 다음엔 아마도 아베를 만날 것이며 지역의 주요국 정상들을 모두 만나고 나면 최종적으로 자신이 지역의 리더임을 선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태 전 공사는 “식량 원조를 받아내고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이 계속 남을 수 있게 하는 논의를 하는 것”도 김정은의 이번 러시아 방문의 목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푸틴과 김정은 모두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을 계속 유지하길 원한다”며 “러시아로선 유엔 제재로 인해 북한의 노동자들을 내보낸다면 그런 인력을 다른 곳에서 데려올 수 없다. 북한 노동자는 시베리아의 추위에서 일할 수 있는 유일한 인력”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올 하반기에 김정은이 미국, 한국과 정상회담에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영변 밖 비밀 핵시설 공개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부분적 해제를 이야기하며 새로운 딜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 정부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만 하지 않는다면 괜찮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핵을 가진 북한을 받아들이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의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국은 남북대화를 강하게 지지하며 한국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에 역점을 두는 것을 이해하지만 비핵화보다 그 부분에 더 우선순위를 갖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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