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야합 규탄' 한국당, 文의장 사퇴압박戰까지…국회측은 "자해공갈" 주장 논란 커져

자유한국당이 24일 더불어민주당 등 4당의 비례확대 선거법-공수처설치안-수사권조정 등 관심법안 강행처리 시도를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항의방문하는 과정에서 '야당 미혼 여성 의원에 대한 성추행 논란'이 일었다.

오늘 오전 국회 의장집무실에는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의 오신환 의원에 대한 사법개혁특별위원직 사보임 요청 거부, 4당 관심법안 패스트트랙 강행 반대 입장을 밝혀달라는 한국당 원내지도부 등 의원 수십명이 찾아왔다.

이에 문희상 의장은 "의장 재량에 한계가 있다"며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나려 했으나, 한국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아서고 답변을 촉구하면서 양측은 격앙됐다.

자유한국당의 4월24일 국회 본관 의장 집무실 항의방문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임이자 의원의 신체에 직접 손대는 모습을 담은 현장 영상 일부 캡처.
자유한국당의 4월24일 국회 본관 의장 집무실 항의방문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임이자 의원의 신체에 직접 손대는 모습을 담은 현장 영상 일부 캡처.

당시 현장 영상에 따르면,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을 뚫고 나가려던 중 임이자 의원이 문 의장 앞으로 나서 두팔을 벌린 채 막아섰다. 그러자 문 의장은 임이자 의원의 뺨을 쥐듯이 손을 댔고, 임 의원이 반발하자 오히려 껴안듯이 허리춤에 손을 가져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오후에 막 접어들 무렵 한국당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비상의총을 열었고, 이 자리에서 여성의원들이 문 의장이 임 의원 몸에 손을 대는 사진을 들어보이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인 송희경 의원은 "임 의원이 사개특위 사보임에 대한 문 의장의 입장을 재차 요구하자, 문 의장이 임 의원의 배 부분을 두 손으로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여성 의원들은 임 의원이 미혼 여성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자유한국당이 4월24일 오후 초입 국회 본관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연 비상의원총회에서는 당 여성 의원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이 임이자 의원과 '불미스런 신체접촉'을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열고 기자회견을 병행했다.
자유한국당은 4월2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취지의 비상의원총회를 두차례 열었다.(사진=한기호 기자)

한국당은 두시간여 뒤에도 같은 장소에서 비상의총을 열어, 이번에는 "동료의원 성추행한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하라"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의장 사퇴 촉구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문 의장 측을 고소·고발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공안부장검사 출신이자, 최근 4.3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정계 입문한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 고성군·초선)은 당 법률자문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브리핑에 나서 "이계성 국회대변인은 (임 의원 등이) '밀치고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그렇게(성추행이라 주장) 하는 것은 일종의 자해공갈이다'라고 논평을 냈다"며 "특정언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이러한 발언은 우리 당 전체 의원들과 그리고 임 의원 개인에 대한 명백한 형사책임을 져야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점식 의원은 "이 부분이 만일 '국회의장님의 지시를 받아서 이런 논평을 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회의장께서는 형사책임을 지셔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부터 저희 법률자문위에서는 고소장·고발장 작성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기호 기자

뒤이어 오후 4시에는 한국당 중앙여성위원회 위원 및 당원들이 '미투' 운동의 상징 격인 '백장미'를 들고 국회 정론관으로 와 문 의장 '즉시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 나섰다.

발언자로 나선 송희경 의원은 "제1야당을 보란듯이 묵살하고 대한민국 여성 전체를 폄훼한 후안무치한 행동이기도 하다. 임이자 의원은 현재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끼며 충격에 빠져 있다"며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문 의장은 석고대죄는커녕 오히려 한국당 의원들의 자해공갈이라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대변인을 통해서 보이고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사진과 증거는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피해자인 임 의원을 가해자로 모는 것이 국회의장이 할 일인가"라고 성토했다.

송 의원은 "의장은 수장이자 의회 수호자이며 삼부요인 중 하나다. 막중한 위치에서 후배여성을 겁박하고, 보란듯이 성추행한 것은 입법부 명예와 권위를 실추시키고 나아가 국민 신뢰를 무참히 저버리는 것"이라며 "자해공갈 운운하며 말도 안되는 프레임으로 사건을 덮어보려는  이계성 대변인 또한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문 의장은 안정적 운영과 모범 보여야할 국회 위신 생각해 진정한 사과와 그걸 넘어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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