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태양광 발전을 추어올렸던 문재인 정부도 중국에 밀린 국내 태양광 발전업계의 붕괴를 막지 못했다.

태양광산업협회는 24일 펜앤드마이크(PenN)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저렴하게 태양광 발전 부품들을 생산하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유일의 태양광 부품 잉곳·웨이퍼 제조사인 웅진에너지는 작년 매출이 32% 줄었고 적자도 560억 원이나 냈다. 대전과 구미 공장의 가동률은 20% 수준으로 떨어져 508명이던 직원은 306명으로 줄었다.

태양광 기초재료인 폴리실리콘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제조하고 있는 OCI 역시 작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작년 4분기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최근 105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국내 2위 폴리실리콘 제조사인 한국실리콘은 법정 관리에 들어가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폴리실리콘 제조사인 한화케미칼 태양광 사업 부문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태양광 관련 부품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만들면 손해를 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태양광 프로젝트에도 중국산 태양광 부품이 들어가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협회 관계자는 "태양광 부품의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당장은 위기지만 장기적으로는 태양광의 보급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태양광의 기초원료인 폴리실리콘과 이것을 가공해 만드는 중간제품인 잉곳·웨이퍼의 생산 원가는 전기요금이 각각 45%, 30%를 차지한다. 중국은 내몽골 지역에서 생산되는 값싼 전기에 중앙 지방정부의 금융 지원 등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우리나라를 크게 앞선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기술 측면에서 한국산은 중국산과 비슷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가격은 중국산이 10%가량 싸다"며 "가격이 중요한 대형 프로젝트 개발 때 한국산 제품 채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우식 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태양광 산업을 늘리면서) 보조금을 지원받는 설비 시공 업체와 발전사만 돈을 벌고, 재생에너지 제조사는 모두 망하고 있다"며 "정부는 재생에너지 홍보에만 열 올릴 뿐, 경쟁력을 지키게 할 어떤 인센티브나 지원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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