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웅 칼럼]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분노케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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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4.23 10:03:16
  • 최종수정 2019.04.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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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안, 안보 불안, 외교 망신, 일자리 감소, 인사 참사...성한 곳 없는 나라
그런데도 대통령을 비롯한 文정부 사람들은 자신들 잘못에 부끄러움을 모른다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여 행동으로 저항하자
이민웅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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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몹시 어지럽다. 경제 불안, 안보 불안, 외교 망신, 일자리 감소, 인사 참사, 사회 기강 파괴 등 어디 한 곳 성한 곳이 없다. 그런데도 대통령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사람들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부끄러움을 모른다. 오히려 남 탓으로 돌린다. 과거 정권은 말할 것 없고 조선의 역사까지 들추어 ‘적폐’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들의 무모한 언동과 정책이 바로 ‘신(新)적폐’인줄 모른다.

新적폐가 너무 많아 최근에 일어난 3가지 일만 살펴본다. 동맹국 대통령에게 당한 외교 망신과 뒤이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적한 ‘오지랖’ 망신, 모조 촛불 시위를 주도해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켰다는 민노총의 치외법권적 행패, 증권 전문가를 방불케 하는 이미선 판사의 헌재 재판관 임명 강행의 숨겨진 의미를 추적해 본다.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토록 중요시하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팽개치고 미국을 방문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본다. 미국이 그 날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비어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정 잡기에서부터 트럼프의 묘한 용심(用心)이 느껴진다. 다음은 한미정상회담을 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지켜본 중앙일보 워싱턴 총국장 김현기의 현장 목격기를 인용한 것이다.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오벌오피스 단독회담에 배석하는 걸 ‘문재인 대통령 부부에 대한 예우’라고 했다. 파격이라고들 했다. 그랬을까? 29분간의 단독회담, 아니 트럼프의 원맨쇼가 진행되는 내내 김 여사는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뮬러 특검 보고서가 어떻고, 마스터스 골프대회 우승 후보자가 누구고 하는 질문에 트럼프가 신나게 답하는 동안 편치 않은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 있어야만 했다. 시선을 둘 곳도 마땅치 않아 보였다. 손님을 불러놓고, 그것도 퍼스트레이디를 동석시켜놓고, 이건 예우가 아니다. ‘트럼프 스타일’만 탓할 게 아니다. 2년을 지켜봐 왔으면 제대로 준비를 해야 했다. 지난해 5월 ‘34분 원맨쇼’를 당하고도 나아진 게 없다.” 실제 단독 회담은 2분이라는 설도 있고 5분이라는 설도 있다. 통역도 있는데 2분짜리, 5분짜리 회담을 단독 회담이라고 부르다니 참말로 바보스럽다.

필자는 이 글을 읽으면서 몸이 떨리도록 부끄러웠다. 분노가 치밀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아무리 문대통령의 말이 들을 가치가 없다고 해도 공개 석상에서 저렇게 노골적으로 망신 줄 수는 없다. 대통령 문재인만 모욕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는 큰 결례를 저지른 것이다. 트럼프는 늦었지만 문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더불어 외교 망신을 자초하여 크게 국격(國格)을 손상시킨 문 대통령도 대한민국 국민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외교 망신을 당하고 돌아온 직후 김정은은 기다렸다는 듯 “남조선 당국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운운 하면서 문 대통령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듯 능멸하고 조롱하는 연설을 했다. 나이로 보면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아들뻘이다. ‘오지랖 넓은’이 무슨 말인가? 주제넘게 이것저것 참견하고 쓸데없이 나선다는 뜻이 아닌가. 나이 많은 사람에게 감히 해서는 안 되는 결례의 막말이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더욱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북한의 형편이 되는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만나자.”고 애원했다. 대통령은 과연 어떨 때 부끄러움을 느끼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잘못한 일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인간의 타고난 본성 중의 하나다. 부연하면 잘못을 하고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면 인간이 아니라는 뜻이다. 맹자의 말이다. 주희는 맹자집주에서 수(羞)는 자기의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것이고. 오(惡)는 남의 잘못을 미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데 문재인과 그의 사람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자기의 잘못은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남의 잘못은 기를 쓰고 들추어내어 미워할 뿐 아니라 가혹하게 처벌하려 든다. 문재인 정권의 뒤끝이 실로 두려운 이유다.

LED 모조 촛불 시위의 주체, 민노총의 기세가 대통령을 깔아뭉갤 정도로 높다. 행정 관서를 불법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지 않나, 국회 담장을 부수고 들어가 경찰에게까지 폭력을 휘두르지 않나, 심지어 대검청사에서 농성을 벌여 검찰총장이 뒷문으로 출퇴근하게 하질 않나 그 행패가 장자에 나오는 ‘도척’에 못지않다. 그러니 민노총 조합원 10여명이 경찰이 보는 앞에서 민간 기업의 임원을 폭행하여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히고도 늠연하다. 작년 11월 김천시청을 불법 점거한 민노총 조합원은 경찰이 말리는데도 공무원의 뺨을 때린 일도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경찰은 국회 난입 후 현장에서 연행한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과 조합원들을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저녁에 모두 풀어주었다. 이게 나라냐 하는 분노가 절로 치민다.

민노총의 행패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국민의 원성이 하늘에 닿아 있다. 그런데도 민노총은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수틀리면 또 어리석은 백성들을 휘몰아 광화문에서 폭민 시위 정치(ochlocracy)를 벌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가. 경찰에게 폭행을 가하고 공무원의 뺨을 때린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대한민국 공무원의 정점은 바로 대통령 아닌가. 민노총이 문 대통령에게 행패를 부리고 뺨을 때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민노총의 이런 무례하고 무법적인 억지와 행패는 대한민국의 사회 기강을 결정적으로 무너트리고 있다. 21세기의 이 무법한 ‘김돈중’들을 누가 건사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에 또 다시 피바람이 불어올까 두렵다.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드러나자 아내가 다했다고 미루었고, 우여곡절 끝에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임명된 이미선은 범죄 혐의로 고발된 주식 거래가 들통 나자 남편이 다했다고 미루었다. 참말로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동안 야당과 거의 대부분의 언론은 문 정권 인사 참사의 책임을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에게 돌렸다. 검증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고 본다. 가령 대통령 문재인이 누굴 추천한다면 인사와 민정에서 제대로 검증하여 거부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러기 힘들 거라고 본다. 국회 청문회를 보면, 하필이면 저런 깜냥이 안 되는 3류(類) 인간을 용하게 찾아내어 추천했지 하는 탄식이 절로 난다. 저런 엽기적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인사와 민정이 거부하기 힘든 사람이 추천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결국 지금까지 문 정권 인사 참사의 더 큰 책임은 '추천'에 있지, '검증'에 있지 않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데도 굳이 이미선의 임명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법시험에는 합격했으나 평생 열등감을 안고 살아왔을 지도 모를 대통령의 오기가 발동한 것인가, 아니면 무슨 목적의식을 숨기고 있는 것인가?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후자인 것 같다. 이미선의 임명으로 헌재 재판관 9명 중 과반이 이미 ‘코드 인사’들로 채워졌다고 한다. 앞으로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은 물론이고, 무슨 법률의 어떤 조항을 골라 위헌 판결을 내리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나라꼴이 이런데도 여당의 대표라는 사람은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240석을 얻을 수 있다느니, 260석을 얻을 수 있다느니 하고 호언한다. 이 말이 실현되면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한 것처럼 대한민국에서도 입법 쿠데타가 일어나 헌법을 개정하고 주요 기업을 국유화 하는 등 모든 법을 사회주의에 맞게 고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곧 김정은의 2중대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여당 대표가 정신이 혼미하여 그런 말을 했을까, 아니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어 그랬을까? 후자인 것 같다.

믿는 구석은 아마도 ▲공권력을 철통 같이 장악했을 뿐만 아니라 사법 권력까지 조종할 수 있게 되었고, ▲이미 지상파 TV를 비롯한 언론을 장악했으며, ▲수틀리면 광화문 시위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민노총 세력도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비호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한 것 같다. ▲여기에 더해 ‘먹물’들이 겁내는 댓글 부대, 스토킹(stalking) 부대도 동원할 수 있다는 방자한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렇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켜 전 세계의 칭송을 받는 대한민국 국민을 숫제 어리석은 무지렁이로 업신여기지 않는 한 그런 장담을 할 수는 없다. 역시 국민이 똑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눈을 부릅뜨고 돈 선거, 선심 선거, 공권력을 동원한 부정 선거, 어용 괴뢰 매체의 허위 선전 선동 보도를 감시하여 행동으로 저항해야 한다. 

이민웅 객원 칼럼니스트(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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