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민평당發 '호남신당설' 견제 차원인 듯…안철수계, 지난 18일 회동서 孫 퇴진 입모아
이태규 "안철수 유승민 前대표들 나서 재건 필요, 孫 '길 열어주겠다' 해줘야" 직접압박도

해외 체류 중인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왼쪽)의 당내 상황 관련 "바른미래당의 통합정신이 훼손돼선 안 된다"는 언급을 '안철수계' 이태규 의원(가운데)이 4월22일 MBC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공개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당내에서 옛 바른정당계에 의해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손학규 당대표(오른쪽)에 대한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창업주 격인 안철수 전 의원의 측근 이태규 의원이 22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미래당의 통합정신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안 전 의원이 최근 바른미래당에서 깊어지는 혼란 수습차 직접 개입에 나서기 시작한 셈이다.

이태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토요일 제가 (안 전 의원에게) 통화를 드렸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계시더라"라며 이같이 밝힌 뒤, "안 전 대표가 자신은 국내 정치 상황을 잘 모르니, 현장에 있는 분이 함께 의논하고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유럽권에 머물고 있는 안 전 의원이 최근 바른미래당 내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호남계 정치인 일부가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데 반대 의사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바른정당계 선출직 최고위원 등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당내 일각에 이어 지도부 퇴진 압박에 가세한 격이 됐다.

이 의원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에서 열린 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 90여명 회동에 참석한 인사 중에서는 유일한 현역 의원이다. 이 자리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김도식 전 대표비서실장, 김철근 전 대변인 등 전·현직 지역위원장과 정무직 당직자 9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손 지도부 사퇴론에 입을 모은 바 있다. 뒤이어 안 전 의원도 손 대표의 사퇴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의원과 국내 친안(親안철수)계를 잇는 '메신저' 격인 이 의원도 손 대표 퇴진 촉구에 직접 가세했다. 그는 "많은 지역위원장들이나 의원들도 현실적으로 안철수 유승민 두 전직 대표 분이 연대해서 전면에 나서야 된다고 하는 부분에 이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 지도부 퇴진 이후에 대해 "대안으로 일단 통합 정신의 복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안철수, 유승민 두 (전직)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당을 다시 재건해야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다만 "당내 상황에 따라서 (두 전직 대표 등판) 시기는 조정될 수 있다"며 "손 대표께서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겠다'라고 언급한다면 대안체제 논의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사퇴할 뜻이 없다'고 하시는데 전직 대표분들이 '내가 나서겠다' 말씀하시기가 어렵다"며 "'대안이 없으니까 나는 물러날 수 없다' 이건 지도부가 해야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손 대표가 '올해 추석 전까지 10% 당 지지율을 만들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10% 정당 갖고 누가 총선에 나가겠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며 "손 대표가 새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 당의 공감대를 만들든지, 결단을 내리든지, 아니면 전체 당원의 재신임을 묻든지 정도를 걸으시는 게 좋다"고 압박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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