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출마선언 직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극우'라는 단어 10번 사용
당내 대표적인 '강성 좌파' 386운동권 출신...17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 입성한 3선 의원
"한국당의 극우화 경향은 족보가 없어...극우정치가 공당의 심장에 똬리 틀었다"
"지금 한국당의 극우 정치는 자신들을 한 순간에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는 위험한 선택"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무덤에 있어야 할 386운동권' 발언에 모욕감 느껴 출마"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성 좌익 운동권단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출마선언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극우'라는 단어를 10번이나 사용하며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인영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한 변화와 통합의 원내대표가 되겠다. 총선 승리로 '촛불정신'을 완성하고, 더 큰 민생과 평화, 더 큰 대한민국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민생경제 회복에 주력하고 대한민국 개조를 위한 정책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며 "미래 정당으로 거듭나 다양성·포용성·역동성에 기반하는 더 강력한 여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3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경고를 우리 스스로 혁신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저의 낡은 관념과 아집부터 불살라 버리겠다. 산업화냐, 민주화냐의 해묵은 싸움을 넘어서 속도감 있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 보수가 과거로 퇴행하고 극우로 편향될 때 중원에서 미래를 향해 도전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문 발표를 마치고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한국당을 향해 '극우'라는 표현을 10번 사용하며 힐난했다. 그는 "한국당의 극우화 경향은 족보가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극우정치는 박근혜 탄핵에 극렬하게 맞섰던 이른바 '가짜 태극기 세력'들의 정치적인 포악성에 근거해 시작됐다.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이를 정화하면서 제도권에서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대로 여과없이 받아들여 한국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극우정치가 공당의 심장에 똬리를 틀었다"고 도를 넘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합리적 보수의 길로 가야 한다"며 "지금 한국당의 극우정치는 자칫 잘못하면 자신들을 한 순간에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했다.

한국당이 전날 광화문에서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선 "5.18 망언과 세월호 모욕에서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는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해결할 수 있었다"며 "장외로 뛰쳐나가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갈만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발언이 원내대표에 출마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황 대표의 지난 1월 29일,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는 말을 언급하며 "황 대표가 이 이야기를 했을 때 개인적으로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다. 정치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위치에서 한국당의 극우정치에 맞서고, 민주주의의 순조로운 발전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의원은 고려대 총학생회 회장과 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당내 대표적인 '강성 좌파' 386 운동권 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3선 의원이다. 전대협 3기 의장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이 의원은 한국당 등 우파 세력을 '극우', '나치' 등으로 지칭해 종종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달 12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한 데 대해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때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학대한 '나치'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이라고 '망언'을 해 일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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