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조로 법인세 늘었지만...경상GDP 저성장에 조세부담률 상승

 

국내총생산(GDP)대비 세금을 나타내는 ‘조세부담률’이 21.2%로 역대 최대치로 치솟았다. 상승 폭도 2000년 이후 최대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8년 총 조세수입은 377조9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조1천억원(9.3%)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기재부가 지난 2월 마감한 총세입 자료를 보면 작년 국세 수입은 전년보다 28조2천억원 더 걷힌 293조6천억원이다. 행안부가 잠정 집계한 작년 지방세는 전년보다 3조9천억원 늘어난 84조3천억원이다.

한은 국민계정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경상 GDP는 1천782조2천6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 GDP 대비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의미하는 '조세부담률'은 작년 21.2%로 산출된다. 조세부담률은 전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조세부담률의 상승 폭은 전년보다 1.6%포인트 오른 2000년(17.9%) 이후 최대다.

조세부담률은 1990년 16.8%에서 2007년 19.6%까지 올라갔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 영향 등으로 2010년에 17.9%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상승한 조세부담률은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17.9%까지 떨어졌다. 이후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지며 2016년 19.4%를 기록했고, 2017년에는 처음 20%를 찍었다.

지난해 조세부담률 급등은 국세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국세는 세입예산 268조1천억원보다 25조4천억원(9.5%) 더 걷혔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6년 11.3% 이후 가장 높은 10.6%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반도체 호조 덕에 법인세가 전년보다 19.9% 늘어난 70조9천억원이 걷혔다.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가 역대 가장 많이 걷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양도소득세는 전년보다 19.1% 늘어난 18조원이, 증권거래세는 38.4% 늘어난 6조2천억원이 걷혔다.

지방세 증가율은 2014년(14.7%), 2015년(15.1%) 등 두 차례 10%대를 기록한 뒤 2016년 6.3%, 2017년 6.5% 등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낮은 경상 GDP 증가율도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2010년대 초반 3%대였던 전년 대비 경상 GDP 증가율은 4%대로 올라선 뒤 2017년에는 5.4%를 찍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3.0%로 쪼그라들었다. 경상GDP 증가율이 세수 증가율을 밑돌아 상대적으로 조세부담률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작년까지 4년째 이어졌던 세수호황은 올해 들어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49조2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천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내년 이후에는 국세수입 증가세가 더욱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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