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통진당 후신인 민중당, 전교조 등이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이 있는 대전광역시 배재대학교 캠퍼스에서 철거 요구 시위를 벌였다.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을 반대하는 국민들은 동상 철거 주장을 비판하는 집회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었다. 이승만학당 교사 및 관계자, 졸업생 등과 '한국 근현대사 연구회' 회원들이 민족문제연구소와 민중당, 전교조의 주장을 비판하는 집회에 참가했다.

대전 서구에 위치한 배재대는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배재대 전신인 배재학당 출신으로 이승만 대통령을 자랑스런 동문으로 인정하는 배재대 졸업생들이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을 1987년 세웠다. 

이승만 대통령 철거를 요구하는 움직임은 그동안 꾸준히 있었지만 정치권이 직접 나서면서 최근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시의회 의원 21명과 자유한국당 소속 우애자 의원 등 총 22명이 배재대 사유재산인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작년 9월에 만장일치로 채택하면서 대전시의회가 나서서 대한민국 역사 왜곡과 사학의 재산에 대한 자유로운 결정을 정치적으로 압박했다.

이승만학당 주익종 교사는 "배재대에 있는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하라는 요구는 대한민국을 허물겠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지우면 대한민국이 허물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 교사는 "대한민국은 1948년 8월 15일 건국될 당시, 좌익과 우익간의 치열한 이념전쟁을 통해 자유주의 국가로 수립됐고 이건 전적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공적이다"라며 "당시 미국도 공산주의 정권을 막으려는 굳은 의지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배재대 동문인 김희석 씨(48)는 이날 이승만 대통령 동상 철거를 막아야 한다며 동상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씨는 "우리 세대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거의 몰랐다"며 "배재대 동문들이 학교에 동상을 세우고 이승만 대통령의 호인 '우남'을 따 우남관이라는 학교 건물도 지었는데 우리가 학교를 다닐때도 이승만은 독재자, 살인자 그 정도까지만 배웠지 국부라는 교육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재대 이승만 대통령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홍경표 '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이승만은 4.19 혁명에 의해서 독재자, 민간인 학살의 책임자로 역사적 평가가 끝났다"며 "배재대에 이승만의 동상이 있다는 것은 대전시민 수치"라고 말했다. 

또 홍 집행위원장은 "건국 대통령이라는 점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임시정부로부터 시작된 대한민국에서 이승만이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었지만 탄핵 당했고 한국전쟁에서는 민간인을 학살했고 민주주의 파괴를 한 행위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민족문제연구소 박해룡 대전지부장은 "이승만은 6.25전쟁을 통해 빨갱이 덫을 씌워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했다"며 "우리는 이념보다 사람들이 함께 평화롭게 사는 것이 중요하고 공산주의라는 이념이 아닌 우리민족이 이념을 떠나 월남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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