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및 1100만 비정규직 완전 철폐' 촉구하며 잇따라 대규모 집회 개최
민노총, 이미 국회 앞 불법집회로 김명환 비롯한 강성 조합원들 수사 중...경찰 요구는 잇달아 불응
정권 창출 도움 준 민노총엔 대응 못하는 文정부...경찰 내부서도 비판 목소리 나와

18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주노총 20만 공공비정규 노동자 비정규 철폐 공동파업 선언 기자회견에서 김명환(가운데)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노총 20만 공공비정규 노동자 비정규 철폐 공동파업 선언 기자회견에서 김명환(가운데) 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불법집회를 주도해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불응하고 있는 민노총이 정부와 국회를 지속적으로 겁박하고 있다. 민노총은 노동법 개편 저지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공무원, 해직자 노조 가입 허용안) 비준, 민노총 비정규직 근로자 20만명의 무조건적인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노총은 18일 기자회견에서 “(4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와 국회가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의 노동법 개악 요구를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등 공식 입법 논의에 올릴 경우 즉각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총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며, 이를 추진하겠다던 문재인 정부를 ‘용두사미’에 비유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파업 결의 발언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손을 내려놓고 ‘진짜 사장’인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러 서울로 올라올 것”이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전체 1100만 비정규직의 완전 철폐를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민노총은 오는 7월에는 이를 규탄하기 위한 파업, 집회를 서울에서 진행한다고 한다.

이어 “4월 임시국회에 대응해 조합원 대중이 참여하는 총파업 총력 투쟁으로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제 개악을 막고 노조파괴법 입법 시도를 무력화하기로 결정했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개최일에 노동법 개악 저지와 노동 기본권 쟁취를 내걸고 파업 전개와 더불어 지역별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수도권(조직)은 국회 앞으로 집결할 예정”이라며 국회 앞 추가 집회도 예고했다. 국회에까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겠다며 협박을 한 셈이다.

지난 4월3일 오전 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앞에서 이른바 '노동법 개악 저지' 등 구호를 앞세우며 경내 진입을 시도하던 중, 이를 저지하는 경찰 인력을 폭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br>
지난 4월3일 오전 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앞에서 이른바 '노동법 개악 저지' 등 구호를 앞세우며 경내 진입을 시도하던 중, 이를 저지하는 경찰 인력을 폭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선 민노총 국회 집회에서는, 몇몇 강성 조합원들이 경찰을 폭행하고 시설물을 파손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명환을 비롯한 일부 조합원을 연행했지만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 수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영등포경찰서는 김명환을 비롯한 민노총 조합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지속적으로 경찰 수사에 불응하고 있다. 김명환 등은 지난 4일 연행 뒤에는 경찰서 앞에서 단체 ‘인증샷’을 찍은 뒤 SNS에 올려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도 민노총의 막무가내 행보에 선을 긋고 있다. 민노총은 해직자와 공무원까지 노조에 가입시켜 세를 불리려 ILO 핵심협약 비준을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국회 비준이 우선해야 하는 사항이지만, 민노총 측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나서 비준하라’ 식의 요구를 해왔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전날(17일) 국회 비준이 우선돼야 하며, 노사정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냈다. 민노총 측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정권 창출에 도움을 준 민노총에 대해서는 유달리 공권력 행사 등에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실무자는 19일 펜앤드마이크에 “(민노총 조합원 등에) 강경하게 대응하다가 불상사가 생기면, 진급 누락 등 인사 피해는 전부 경찰관이 입는다. 심하면 손해배상까지 해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일선 경찰관은 정부 방침을 따를 뿐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있다”고 전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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