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당초 지목된 '아크 불티'를 산불 원인으로 지목...경찰도 결과 기반 수사 나서
한국당 정유섭, 한전이 적자로 인해 변압기-전선 교체 예산 500억원 줄였다고 주장하기도
강원도, 1996년부터 대형 산불로 매년 여의도 10배 이상 산림 소실...최근 10년 간 피해 면적도 가장 넓어

4월4일 오후 11시 46분쯤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고 있다.<br>
지난 4일 오후 11시 46분쯤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강원 산불 원인은 한국전력공사가 관리하는 개폐기 때문”이라는 감정결과를 내놨다.

강원지방경찰청은 18일 국과수 감정 결과를 전했다. 국과수는 산불 원인으로 ‘아크 불티’를 지목했다. 강원 고성 인근 한전 개폐기 주변 전선에서 전기적 방전으로 불꽃이 발생(아크 현상)했는데, 이 불티가 전신주 바로 밑에 있던 마른 낙엽과 풀 등에 옮겨붙었다는 것이다. 이는 당초 산불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경찰은 특고압 전선이 떨어져 나간 것은, 바람과 진동 등으로 굽혀지는 힘이 반복적으로 작용해 작용했기 때문으로 봤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기반으로, 한전에 전신주 설치 및 관리상 과실 유무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최근 영업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사비 등을 줄였다며, 이런 방만이 화재의 원인이었다고도 지적한 바 있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지난 12일 한전으로부터 ‘2019년 재무위기 비상경영 추진 계획’을 받은 결과를 공개하며, 한전이 전신주와 변압기・전선 교체에 들어가는 돈 500억원을 줄였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던 한전은 탈(脫)원전·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6년 만의 적자로 돌아섰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안전 예산까지 줄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다만 한전 측은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으로 해명했다.

한편 올해 산불 피해면적은 강원 산불 피해 면적이 더해지면서 최근 10년간 평균보다 4.3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정부는 산불 초기 이번 산불로 530ha가량이 소실됐다고 전했지만, 지난 9일에는 1757ha(축구장 2500여개 넓이)로 잠정 피해면적을 늘린 바 있다. 산림청은 이날 올해 산불 피해 현황을 보고하며, 지난 15일까지 총 1927ha의 삼림이 소실됐다고 밝혔다.

강원도에 따르면, 1996년부터 최근까지 동해안 6개 시군(고성・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에서 산림 100ha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대형 산불은 총 16건이었다. 이 대형 산불로만 총 3만2357ha의 산림이 사라졌다. 매년 여의도 면적(290ha)의 10배가 넘는 2941ha의 산림이 소실된 셈이다. 강원도는 최근 10년 간 피해 면적이 가장 넓은 지역으로도 집계됐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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