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벨기에 국왕 방한 만찬때 전경련 회장 초대한 외교부 질책

문재인 대통령과 벨기에 필리프 국왕이 26일 청와대 환영 만찬에서 국가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마틸드 왕비, 문 대통령, 필리프 국왕, 김정숙 여사(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벨기에 필리프 국왕이 26일 청와대 환영 만찬에서 국가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마틸드 왕비, 문 대통령, 필리프 국왕, 김정숙 여사(연합뉴스).

지난달 말 있었던 벨기에 국왕 방한 행사에서 외교부가 저지른 두 가지 실수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각자 질책해 외교부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대기업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실수’로 참석했다. 애써 전경련을 무시하며 대한상공회의소와 경영자총협회 등과 주로 소통해왔던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로 찍힌 전경련의  회장이 초청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전경련 회장의 청와대 행사 초청에 일각에선 ‘불편했던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전경련 회장을 초대한 것은 외교부의 ‘실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와 전경련의 껄끄러운 관계를 잘 몰랐던 외교부 실무진이 한-벨기에 비즈니스포럼 공동 주최자인 전경련 회장을 초청자 명단에 포함시킨 것이다.  전경련 회원인 대기업들의 속성상 글로벌 경영을 하게 돼 있고 당연히 한국과 벨기에 재계 인사들의 모임인 한-벨기에 비즈니스포럼의 공동주최자는 전경련이 맡았다. 외교부 실무자도 청와대 의전팀도 한국과 벨기에 기업인들의 친목 모임을 주도한 전경련 회장의 청와대 초대를 당연하게 여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전에 이를 보고받지 못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행사장에 전경련 회장이 온 것을 보고 참모들에게 “어떻게 전경련이 여기 와 있냐”며 강하게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실무진은 이 사건으로 청와대로부터 경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숙 여사는 벨기에 왕비를 위해 마련한  ‘선물’ 때문에 외교부를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벨기에 공주, 왕자들의 한복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는 4~5년 전에 작성한 벨기에 국왕 가족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복을 마련했다. 외교부 실수로 김정숙 여사가 벨기에 왕자와 공주들이 입을 수 없는 작은 치수의 옷을 선물하는 외교상 결례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

또한 지난달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선 외교부 직원이 산책을 하다가 흘린 자료를 중국 공안이 발견해 돌려준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료는 총리 일정이 담긴 대외비 자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강경화 외교부가 나사 빠진 모습을 왕왕 보이고 있다.  국가의 운명이 걸린 외교안보 분야에서 대형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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