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김정은 사격시험 결과에 대만족" 선전…신형무기 사진은 공개 안돼
무기 정체 놓고 "신형 다연장로켓포" "대내 메시지용 순항미사일" 추측 분분

북한 정권이 김정은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 시험 참관'을 앞세워 군사력 선전에 나섰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이른바 '9.19 남북군사합의'를 근거 삼아, "긴장 완화"라는 미명하에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물론 독자적 군사훈련까지 "적대행위"라고 몰아세워 중단을 요구한 것과는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다.

북한 관영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앞서 17일 김정은이 북한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5달 전인 지난해 11월에도 김정은은 국방과학원에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지도했다고 북한 선전매체들은 전한 바 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무기체계 구성과 운영방식을 보고받으며 "이 무기체계의 개발완성은 인민군대의 전투력 강화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사변으로 된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또 "국방과학 부문에서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당이 제시한 핵심 연구목표들을 점령하기 위한 투쟁을 강하게 벌여 4대 요소가 구현된 우리식의 무기체계 개발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각이한 목표에 따르는 여러 가지 사격방식으로 진행한 사격시험에서는 특수한 비행유도방식과 위력한 전투부 장착으로 하여 우월하게 평가되는 이 전술유도무기의 설계상 지표들이 완벽하게 검증됐다"면서, 김정은이 사격시험 결과에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선전했다.

김정은은 사격시험 종료 후 "국방과학자들과 군수노동계급이 나라의 방위력을 높이는 데서 또 한 가지 큰일을 해놓았다"며 "전략무기를 개발하던 시기에도 늘 탄복하였지만 이번에 보니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 노동계급이 정말로 대단하다.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고 치하했다.

한편 김정은의 신형무기 사격시험 참관과 관련, 북한 선전매체들은 무기 사진을 게재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선 이번 무기 시험을 대미(對美) 압박 목적과 연루시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측에서는 해당 무기가 신형 다연장로켓포(MRLS)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핵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말한)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무엇인지는 모른다"면서도 "만약 그것이 MRLS 같은 '전술시스템'이거나 해안 또는 영공 방어시스템이라면, 김정은이 한미를 향해 비핵화 협상 입장이 완화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상기시켰던 것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나랑 교수는 또 "서해발사장을 재건하고, 탄도미사일 시설들을 계속 운영하며 영변(핵시설 유지)으로 김정은은 '내 총에 총알이 들어있지만, 아직은 발사하지 않겠다'고 전하고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민영통신사 뉴시스에 따르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지상, 공중, 해상에서 각기 지상, 공중, 해상으로 발사 가능한 유도미사일을 개발해 사격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변형 가능한 전술 유도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동엽 교수는 "오늘 북한이 이야기한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순항미사일이라고 한다면 이는 제재와 무관하다. 현 유엔 제재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제재에 굴하지 않고 자기 길을 가겠다는 대미 압박 메시지도 있겠지만, 대내적으로 주는 메시지도 크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북한식 국방개혁'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