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17~18일 모스크바 방문...."北 FFVD 논의"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17일(현지시간)  김정은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일부 건물이 폐쇄되는 등 정상회담 준비 징후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즈베스티야는 이날 러시아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8년만에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푸틴 대통령이 중국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에 앞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김정은은 즉흥적이기 때문에 일정 변경 등의 ‘깜짝쇼’가 있을 수도 있다고 소식통을 덧붙였다.

신문은 최근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3차 정상회담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남북 정상회담 제안도 받은 상태라 이런 상황이 그의 방러 계획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역시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 캠퍼스 내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학 내 1개 동이 폐쇄됐고 이것이 회담 준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날 스포츠 시설이 있는 대학 건물의 복사점에 "김정은(위원장) 방문으로 17~24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설명문이 나붙었다고 전했다.

이 건물의 스포츠 센터에도 "기술적 이유로 17~30일 문을 닫는다"는 설명문이 붙었다는 것이다.

대학 관계자는 통신에 실제로 북러 정상회담 때문에 건물을 폐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건물 내 모든 시설을 폐쇄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도착과 (러북)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북러 정상회담이 실제로 개최된다면 이는 김정은의 첫 번째 러시아 공식 방문이 된다. 또한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이 지난 2011년 시베리아 부랴티야공화국 수도 울란우데를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현 총리)과 회담한 뒤 8년만이다.

신문은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이 회담에서 양자 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아래 양국의 경제적 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일부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부분 해제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따라 올해 말까지 모두 철수해야 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신문은 예상했다.

러시아에는 현재 수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은 북한정권의 주요 현금원이다. 또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 근거지를 둔 합작 회사들은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북한에 불법으로 정유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의 이러한 경제적 도움이 지속되는 것은 김정은에게 매우 중요하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미 ABC방송에 “러시아와 중국은 대북제재 회피 국가”라며 “김정은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김정은이 푸틴이 자신의 목적을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7~18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러시아 방문을 통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미북협상 교착 상황을 설명하는 한편 대북제재 이행 공조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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