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사장 “전문성을 갖고 있는 보도본부장이 지시하는 것이 맞다”
천영식 이사 "KBS사장의 인식이 KBS 위기의 많은 것을 보여주는 듯"
KBS공영노조 "전문성 없다는 이유로 집에서 불구경만"

강원지역 대형 산불 당시 '부실 재난방송', ‘거짓 방송’ 논란이 일고 있는 국가 재난 주관 방송사 KBS의 양승동 사장이 “전문성을 갖고 있는 보도본부장이 지시하는 것이 맞다”면서 자신은 집에 있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KBS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야권 추천 천영식 이사가 양승동 사장에게 “산불 보고를 몇 시에 받았고, 어디에 있었느냐”고 묻자 양 사장은 “밤 9시 43분경에 집에서 보도본부장에게 산불 보고를 받았고, 재난방송 단장이 보도본부장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실무 부서를 총괄하는 보도본부장이 지휘하도록 하는 것이 맞아,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가 재난 주관 방송사 사장이 자신은 '재난 방송에 대해 전문성이 없다'며 책임을 보도본부장에게 떠넘기는 방관자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양 사장의 이런 언급으로 미뤄볼 때  화재 당시부터 다음날까지 이어진 특보에도 사장이 별다른 지시를 하거나 직원들을 격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천영식 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나 잘못은 할수 있는데, 잘못인지도 모르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산불방송 때 집에 있었는데 뭐가 문제냐는 KBS사장의 인식이 KBS 위기의 많은 것을 보여주는 듯해서 가슴이 아플 뿐”이라고 전했다.

KBS공영노조(위원장 성창경)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의 사장이 대형 산불이 번져, 재난 정도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재난 방송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회사에 나오지도 않고 집에서 불구경만 했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한 당시 산불이 오후 7시 17분경에 발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양 사장은 산불 대응 3단계에 진입한 밤 9시 43분경에 보도본부장에게 보고를 받고 밤 11시 25분에 뒤늦게 편성을 재난방송으로 전환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국가 재난 주관 방송사 KBS는 화재 당시 화재관련 특보가 아닌 ‘오늘밤 김제동’ 등을 방송한 '부실 재난방송' 논란과 고성 화재 현장에 가지 않고 고성 현장에 간 것처럼 보도한 '거짓 방송' 논란이 일고 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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