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동서대 영화과 교수가 부산국제영화제의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연합뉴스 제공)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사장에 이용관 동서대 영화과 교수가 선임됐다. 이 교수는 2010년부터 BIFF의 2인자인 집행위원장으로 일하며 검은돈을 챙기는 등의 비리 혐의로 2016년 2월 해임된 바 있다.

지난달 31일 이 교수를 차기  BIFF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BIFF 이사(16명)들과 집행위원(4명)들 간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교수의 BIFF 이사장 추대를 끝까지 반대한 목소리가 있었고 반대파들은 대법원까지 가는 재판 끝에 이 교수가 검은돈을 챙긴 혐의가 유죄로 최종 결론이 났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BIFF 정관에는 이사장을 해임하는 조항은 있지만 선임에 대한 별도의 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아 결국 투표를 통해 이 교수를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 교수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히 허위 계약서를 통해 협찬 중개수수료를 챙겼다. 2015년 1월 감사원이 국고보조금을 받는 단체들을 일괄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 전 위원장의 비위가 드러났고 BIFF에 매년 70억 원의 세금을 지원하고 있는 부산시가 검찰에 고발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4일 상고심에서 이 전 위원장의 유죄 혐의를 확정했다.

이 교수는 세월호 현장에서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를 옹호하는 영화 '다이빙벨'(감독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을 2014년 집행위원장의 권한으로 BIFF 상영작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자유한국당)은 당시 다이빙벨을 상영작으로 선정한 이 교수를 질책했지만 다이빙벨은 결국 상영작에 포함됐다.

영화 다이빙벨을 두고 벌어진 이 교수와 서 시장의 갈등은 1996년부터 20년간 유지했던 BIFF와 부산시의 관계까지 끊었다. 부산시장이 당연직 이사장을 맡고 1996년부터 김동호 집행위원장 체제를 유지했던 BIFF는 2016년 7월 민간 영화제로 부산시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 교수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김 집행위원장과 공동으로 BIFF를 이끌었고 2011년부터는 단독으로 BIFF를 6년간 이끌었다.

이 교수가 횡령 문제로 재판을 받으며 2016년 2월 BIFF 집행위원장에서 해임되자 명예 집행위원장으로 물러나 있던 김 위원장이 그해 7월  첫 민간 이사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BIFF 조직원들의 반발로 지난해 영화제를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BIFF를 떠났다.   

BIFF의 운명을 흔든 영화 다이빙벨은 세월호 사고가 터지고 언론에 등장한 대표적인 구조 비전문가로 현장을 모르고 잘못된 주장을 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종인 대표가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2014년 4월18일 JTBC 뉴스9에 출연해 손석희 사장에게 '다이빙벨을 사용하면 유속과 상관없이 20시간 구조 작업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했고 손 사장은 이 대표의 발언을 근거로 당시 정부의 구조를 비난했다.

이 대표는 JTBC 출연 후 구조 현장에 투입됐으나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다이빙벨은 실패였다"는 말을 남기고 유가족들의 질타를 받으며 사라졌다. 이 대표를 출연시킨 JTBC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고 중징계를 취소해 달라고 냈던 소송에서도 폐소했다.

한편, 이 교수는 경성대에서 영화과 교수를 시작해 중앙대를 거쳐 2012년부터 현재까지 동서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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