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2013년 경기교육감 재직하며 키운 경기도교육연구원서 면접도 보지 않고 이사장 돼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규칙도 어겨...지원서에는 '국정교과서 폐지' '무상급식' 등을 업적이라 칭해
곽상도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장관까지 지냈던 사람...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았겠는가"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좌)와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우). (사진 = 연합뉴스 등)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좌)과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우). (사진 = 연합뉴스 등)

경기도교육청 산하 경기도교육연구원이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70)을 내부 규정까지 무시하면서 이사장에 임명시켰다는 의혹이 나왔다. 김 전 장관은 면접도 보지 않고 이사장이 됐지만, 그와 함께 지원한 두 지원자는 요건을 갖췄음에도 면접 자체를 보지 못했다.

16일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연구원은 지난 1월 이사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1차 서류 심사 이후 면접을 본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김 전 장관을 포함한 4명이 지원했고, 모두 면접 심사 자격인 80점을 넘겼다. 곽 의원실은, 앞선 임원후보자추천위 회의 당시 추천위원장이 “모두 80점 이상이기 때문에 일단 대상자는 됐는데, 면접 심사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별도로 결정하자”고 한 데 대해 임추위가 면접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달 5일 연구원 이사장이 된 것은 서류 전형 점수가 가장 높았던 김 전 장관이었다.

김 전 장관의 지원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실시된 소위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의 지원 서류에는 더불어민주당·경기교육청 등 경력과 함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폐지, 혁신학교, 무상 급식, 고교 평준화’ 등을 ‘업적’으로 칭하며 “교육 개혁 정책을 주도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경기도교육연구원이 김 전 장관이 사실상 키운 기관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연구원은 2013년 경기도교육청 예산이 출연돼 재단법인으로 전환됐는데, 이 당시 경기도교육감은 김 전 장관이었다.

이 내용을 보도한 조선일보는 이재정 현 경기교육감까지 거론했다. 신문은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김 전 장관을 경기도교육연구원 이사장으로 모시는 것이 좋겠다는 내부적 합의가 있어 제가 직접 만나 (이사장직을) 요청했다’고 한 바 있다”며 “그러나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모집 공고를 낸 것은 지난 1월 22일이었고 김 전 장관은 1월 25일 지원 서류를 제출했다. 시점상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원 측은 신문에 “면접 심사 실시 여부는 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운영 규정을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곽 의원은 16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아직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이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김상곤이) 장관까지 지냈던 사람이니,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았겠는가”라며 “다른 응시자들을 들러리로 세운 전형적 ‘짜고 치는 인사(人事)’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교육연구원)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이 어떻게 되는 지는 확인해봐야겠지만, 앞선 (공공기관 채용비리 등) 사례와 같이 (임추위 구성이) 친문(親文) 일색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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