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정운천, 전북 예산확보에 한국당 복귀가 유리하다 보고 있어"
김관영 원내대표, 정운천 탈당설에 "지역민에 다양한 질문받다 와전된 것" 부인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가, 국민의당과 통합한 바른미래당에 몸담고 있는 정운찬 의원.(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손학규 대표 사퇴론으로 내홍이 심화되는 가운데, 옛 바른정당계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시을·초선)이 자유한국당 복당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앞서 선거제도 변경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 여부를 놓고 옛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가 갈등한 데 이어, 바른정당계 이탈이 가시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동아일보는 이날 정운천 의원이 전날(15일) 전화통화에서 "지역장벽 타파, 전북 예산 확보, 석패율제 도입 등 세 가지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어느 당이든 가겠다"며 "한국당에서 호남 의원을 필요로 하고 있어 지역 발전에 도움 되는 길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 의원은 또 "바른미래당 창당의 주역으로 활동했지만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거치며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탈당 고민 배경으로, 신문은 "정 의원은 지역 숙원인 전주 특례시 지정을 관철시키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에서 활동하며 전북 예산을 확보하려면 한국당에 돌아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도 전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간판을 달고 전북에서 당선된 '동서화합'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 호남 지역구 의원들 중심의 민주평화당도 정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제3지대 합류, 무소속 가능성도 열어 두고 지역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신문에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정 의원 탈당설 보도와 관련, "정 의원과 통화했고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사실 저도 지역구에 내려가면 당 지지율이 낮다보니까 여러 얘기들을 듣는다. 특히 호남 지역구 의원들은 주로 지역민들에게 '제3지대 만든다는데 어떻게 돼 가냐', '앞으로 정계개편 어떻게 되냐' 이런 다양한 질문을 받게 되는데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그런 얘기를 하는 중에 와전된 거라고 분명히 제게 밝혔다"고 탈당설과 선을 그었다.

한편 선출직 최고위원단(하태경 의원, 이준석 서울 노원병 조직위원장, 권은희 전 의원)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손학규 대표는 앞서 15일 국민의당계 김 원내대표와 김수민 청년위원장만 참석한 가운데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해 당무를 정상화하겠다"면서 사퇴론 불식에 나섰다. "추석 때까지 지지율 10%를 못 받으면 그때 물러나겠다"고 못박기도 했다.

손 대표가 사퇴 거부로 일관하면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과 국민의당 출신임에도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언주 의원 등의 탈당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여기에 정 의원 탈당설과 국민의당계-민평당 연대가 가시화할 경우 바른미래당의 존립이 흔들리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뒤따른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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