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중견기업된 '금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6868만8063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는 현재 시장 가격으로 약 3000억 원에 해당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은 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특단의 자구책을 가져오라는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을 채권단에 내면서 50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 등 실질적 방안이 빠졌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말 내내 채권단과 2차 자구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고 결국 채권단의 추가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즉시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연결 기준 자산 규모와 매출은 각각 8조2000억 원, 7조2000억 원가량이다. 종속 기업인 아시아나 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등까지 지배하고 있다. 지배구조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버스 회사(금호고속)와 건설사(금호산업)만 남는다.

이날 이사회 결정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서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사실 무근이다",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등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다. 아시아나항공 총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3조4400억 원이고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 원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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