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4强 중국주재 韓대사관 근무등급 2단계 하향…"미세먼지 때문"?
외교부, 4强 중국주재 韓대사관 근무등급 2단계 하향…"미세먼지 때문"?
  • 한기호 기자
    프로필사진

    한기호 기자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9.04.14 18:42:25
  • 최종수정 2019.04.14 18:4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젊은 외교관들의 中 기피현상 심화로 공관 순환근무 유인책 제시" 분석
가1급→나급 사실상 2단계 하향에…외교부 "정무적 중요성과 무관" 해명
4~5년 전부터 中 기피 심화…"文정부 추진 중국局도 무산?" 일각서 우려

친중(親中)성향 문재인 정권의 외교부가 4강(미·중·일·러) 국가 중 한 곳인 중국 주재 한국대사관의 근무지 등급을 지난해 10월부터 '가1급'에서 '나급'으로 두단계 하향 조정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번 등급 조정은 올 상반기 외교관 정기인사 때부터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젊은 외교관들의 중국 기피현상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외교부에서는 "대기오염 생활여건 악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대중(對中)외교 비중 하락이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고 있다.

사진 출처=주중 한국대사관 공식 홈페이지 전면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최근 부내 중국 기피 현상에 따라 '인재 유인'을 위해 주중 한국대사관 근무지 등급을 낮췄다는 당일 조선닷컴 보도를 확인하면서 "주중대사관의 경우 최근 대기오염 생활여건 악화를 반영 '나 급'으로 지정해 올해 2월 부임한 직원부터 개정된 규정을 적용해 인사를 시행중"이라고 확인했다.  

베이징 주중대사관이 한국 및 국제 외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에 따라 워싱턴 주미대사관, 뉴욕 유엔대표부 등과 함께 그간 가급 중에서도 빅4인 '가1급'으로 분류돼왔던 것을 감안하면 '나급'으로의 하락은 사실상 두단계 강등에 해당된다. 

다만 이에 대해 당국자는 "현재 '가1급' 공관 구분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외교부는 해외근무자 처우 및 순환근무 원칙적용 등 인사관리를 위해 국제기구의 생활환경 평가 등을 감안해 각 근무지에 대해 국가별 직무 등급을 운영하고 있는 바 이는 정무적 중요성 등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직원들의 공관 배정은 업무상 수요와 함께 외국어 능력 전문분야 직원들의 특기를 우선 고려해 효율적인 인력배치를 실현하고 있다"면서 "현재 다른 4강 공관중 일부도 생활여건에 따라 '다급'지로 지정해 운영중"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장하성 신임 주중 한국대사가 지난 4월8일 베이징 주중대사관 공관에서 열린 제13대 주중대사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주중 한국대사관) 

앞서 조선닷컴은 이날 보도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중대사관은 중국의 국제적 위상과 한국 외교에서 중국이 갖는 전략적 위치를 감안해 가급 공관 중에서도 '빅4'에 해당하는 '가1급'으로 꼽혀왔다. 외교부는 대중 외교 강화를 위해 동북아국이 담당하는 중국 업무를 떼어내 중국국(局)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그런데 정작 중국 공관 지원자가 적어 유인책 차원에서 등급을 낮췄다는 말이 외교부 안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재외공관은 치안, 기후, 물가, 풍토병 등 주요 생활 여건에 맞춰 '가', '나', '다', '라' 4등급으로 분류된다. 가급 지역 공관은 미국(워싱턴), 일본(도쿄), 영국(런던) 등 주요 선진국 공관들이다. 

나급 지역은 일부 유럽 지역과 동남아시아 국가, 다급 지역은 러시아(모스크바)와 남미, 라급 지역은 '험지(險地)'로 꼽히는 아프리카와 중동, 서남아시아 등이다.

매체는 "종전까지 베이징 주중대사관은 주미대사관(워싱턴), 유엔대표부(뉴욕), OECD대표부(파리) 등과 함께 사실상 '가1급' 공관으로 분류됐다"며 "이렇게 보면 주중대사관 등급을 사실상 두단계 낮춘 셈"이라고 분석했다. 

4월14일 중국환경관측센터에 따르면 베이징의 공기질은 오전 8시 현재 '심각한 오염'(5급) 수준이다. 초미세먼지 농도로는 227㎍/㎥이며 공기질지수(AQI)로는 277을 나타내고 있다. 

매체는 또 "외교부가 주중대사관 등급을 낮춘 이유는 최근 젊은 외교관들의 중국 기피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외교부가 지난해 상반기 재외공관 인사를 앞두고 진행한 근무 희망지 조사에서는 베이징 주중대사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정황을 제기했다.

외교부는 통상 외교관 인사를 치안이 불안하거나 인프라가 열악한 험지를 일컫는 '냉탕'과 선호도가 높은 근무지인 '온탕', 그리고 '본부'를 번갈아 근무하는 식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라급 '험지'에서 근무하면 다음번엔 가급 등 선호 지역으로 갈 수 있도록 하고, 가급 근무를 마친 외교관은 라급에서 근무하게 하는 것이다. 나급 근무자는 라급보단 생활 여건이 좋은 다급 공관으로 가고, 다급 근무자는 나급으로 이동하는 식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조선닷컴은 "근무여건이 좋은 재외공관으로 외교관들이 쏠리는 인사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며 주중대사관 등급 하향을 두고 "중국 근무가 끝나면 라급 험지 공관이 아닌 다급 지역으로 갈 수 있게 함으로써 중국 근무 지원자를 유치하려는 차원이란 것이다. 고육책 성격의 인센티브 조치"라고 해설했다.

주중대사관의 인기는 10여년 전만 해도 "전통의 인기 공관인 워싱턴·유엔 못지않게 뜨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나, 4~5년전부터 식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외교관들 사이에서 '기피' 지역으로까지 꼽힌다는 후문이다.

매체는 외교관들 사이에서 중국 공관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미세먼지와 물가 급등이 꼽힌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수치는 서울의 2배를 넘고, 최근 10년 사이 중국 물가가 크게 치솟았으며, 험지로 분류되는 국가에서 받을 수 있는 별도의 수당도 베이징 공관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 외교관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 외교가 내에서는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국이 현장 인력을 채우지 못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