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측, 드라마 소개 글에는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라 해놓고...해명엔 "김원봉 일대기 아니다"
박대출 "서훈 논란 야기된 상황...남남갈등 굳이 더 키울 때인가. 서훈을 위한 자락깔기라면 이쯤에서 멈춰야"

북한 김일성 정권 수립에 중추적 역할을 한 김원봉을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드라마 '이몽' 출연진들. (사진 = '이몽' 2번째 티저 영상 캡처)

북한 김일성 정권 수립에 중추적 역할을 한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한 MBC 드라마 ‘이몽’이 내달 4일부터 방영된다. 이에 “문재인 정권의 역사 공정에 또 방송이 앞장서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인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서훈논란 김원봉, 이젠 영웅만들기인가’는 성명을 내고 “뉴스, 시사프로그램에 이어 드라마인가. 왜 지금 이런 드라마를 만드나.  왜 김원봉인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KBS 수신료 납부 거부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 이래 각 언론・방송사들의 친문 편파보도를 비판해왔다.

박 의원의 성명에 앞서, MBC는 지난 12일 ‘이몽’ 방영 소식을 전했다. MBC는 해당 드라마를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몽 방영을 담당한 PD는 “김원봉의 일대기 드라마가 아니다. 그분의 일대기를 다루기는 하지만, 굉장히 예민한 소재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의열단을 만든 장본인,대표하는 인물로 김원봉을 상징적으로 내세웠다”고 했다. KBS도 지난해 7월 김원봉 소재 드라마를 기획했다가 논란이 돼 중단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를 궤변으로 규정하며 “일대기를 다루는데 일대기 드라마가 아니라니. 김원봉 드라마와 김원봉 일대기 드라마는 다른 건가”라며 “그만큼 부담스럽다면 더 늦기 전에 접어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김원봉은) 1948년 월북 초대내각 국가검열상, 6.25때는 군사위원회 평북도 전권대표,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1952년에는 북한노력훈장도 받았다. 이런 인물을 영웅으로 미화하는 드라마라면 시기상조”라며 “엄연히 상훈법 제8조의 '서훈 취소 사유' 에 규정된 ‘적대지역으로 도피한 사람'이다. 보훈처장의 ‘오버액션’으로 서훈 논란이 야기된 상황 아닌가. 남남갈등을 굳이 더 키울 때인가”라며 기존 논란을 되짚었다.

또 “픽션이니 문제 없다는 건가. 독립운동을 했으니 문제 없다는 건가. 북한에서 숙청당했으니 문제 없다는 건가. 반대에는 색깔론으로 받아칠 수 있으니 문제 없다는 건가”라며 “포용도 좋고, 해원도 좋다. 그러나 아직은 영웅으로 미화할 때가 아니다. 최고급 훈장을 줄 때도 아니다. 김원봉 서훈을 위한 자락깔기라면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진짜 픽션이라면 김원봉 이름 석자도 빼라. 건국을 부정하는 역사공정에 MBC가 앞장 설 일이 아니다. ‘드라마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MBC 드라마 '이몽'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 게시판 캡처.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래 ‘적폐청산’ ‘친일청산’ 등을 기치로 하며, 1948년 대한민국 건국정신을 왜곡하는 행보를 잇고 있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를 비롯한 자유우파 지식인들은 “왜곡된 역사를 심어 진지를 차곡차곡 쌓고, 연방제 개헌과 통일이라는 고지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는 의견까지 내고 있다. 해당 드라마가 아직 방영되지도 않은 시점이지만, ‘이몽’ 시청자 게시판에도 박 의원의 주장과 결을 같이 하는 내용의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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