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2년 째 폭등...그마저도 못 받는 法外 근로자는 더 늘었다
최저임금 2년 째 폭등...그마저도 못 받는 法外 근로자는 더 늘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금 투입 안 된 숙박·음식점업, 도매·소매업 등에서 법외근로 비율 높아...여성·임시직이 다수
바꾼다던 최저임금 개편안은 표류...홍남기, 개편에는 시일 걸린다는 식으로 야권만 탓해
文정부, 출범 후 일자리 관련 예산으로 77조 3,000억원 사용...고용 통계는 더 악화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 메뉴 안내판에 인상된 가격이 손글씨로 쓰여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 메뉴 안내판에 인상된 가격이 손글씨로 쓰여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임금근로자 중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면서도 일을 한 이른바 ‘법외 근로자’가 전년(2017년) 대비 2.2%포인트(45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뒤늦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부작용을 시인한 문재인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이 안은 표류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4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8월)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이 결과 지난해 법정 최저임금(7,530원)도 받지 못한 근로자 비율은 15.5%였다. 주로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음식 및 숙박업, 임시직, 여성들의 비율이 높았다. 전체 법외 근로자는 311만 1,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두 자릿대 인상을 지속해왔고, 지난해 인상률은 16.4%(1,060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법외 근로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이었다. 이 직종에서 일하는 근로자 중 43.1%는 지난해 최저임금을 못 받은 채 일했다. 이 수치는 전년(34.5%)에 비해서도 8.6%포인트 급상승했다. 또 도매·소매업(21.6%), 부동산업(21.5%), 사업관리지원임대업(21.0%) 등도 평균을 상회했다. 반면 정부 재정이 투입된 부문인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7.4%)과 정보통신업(2.9%),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3.4%) 등은 이 비중이 낮게 나타났다.

법외 근로 비율은 고용 취약계층이라 할 수 있는 임시직(60.1%), 여성(62.2%),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41.1%)에 집중됐다. 이들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률도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b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노동계 편향적인 현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개편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전 나경원 한국당 대표와의 면담에서 최저임금과 관련해 여러가지 검토할 게 있다며 빠른시간 안에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며 “귀국하면 최저임금과 관련해 다시 국회에 가서 협조를 구할 생각이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작업이 빨리 이뤄져야 내년 최저임금을 이 절차에 따라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라며 야당에 책임을 전가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수십조원의 소위 ‘일자리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2017·2018년 본 예산 36조 원에 2차례 추가경정예산 14조 8,000억 원, 올해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에 올해 일자리 예산 23조 5,000억원을 합하면 약 77조 3,000억원이라는 금액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 10일 통계청 ‘3월 고용동향’에는 세금을 쓰는 공공부문에서만 취업자 수가 늘고, 경제의 ‘허리’로 평가되는 30~40대 취업자는 25만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노동연구원이 내놓은 ‘법외 근로자’도 취업자 수로는 집계되기에, 실제 고용시장은 더 악화돼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쓰겠다는 ‘일자리 예산’의 허구성을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0일 통계청 고용통계 발표 이후 “이 정권의 수많은 경제실정 가운데서도 고용폭정은 가장 심각한 문제다.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를 바로 잡아야만 민생이 안정되고 경제도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민생현장을 다녀보니 일자리 실상은 정말 참혹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서민과 일자리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론 일자리를 없애며 서민들을 고통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과 예산 증액 등 논의에 부정적이다. 한국 재정학회 회장을 지낸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앞선 통화에서 “미시정책으로 망가진 국가경제를 추경예산 확대로 활성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정부지출이 늘어날수록 민간산업이 발달할 여지가 사라지기 때문에 경기부양이 아닌 경기퇴보의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