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안 티 흐엉, 죄목 살해→상해로 바뀌어 사형 면한 뒤 5월초 석방까지
공범 인니女 돌연 기소 취하 이어 가해자 모두 석방…北 개입자들은 도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배다른 형 김정남을 백주대낮 타국의 공항에서 독살한 뒤 현지 검찰에 구속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티 흐엉(31)이 '살인죄'에서 '상해죄'로 죄목이 바뀐 데 이어 내달 3일 석방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흐엉의 변호인 살림 바시르는 통신과 인터뷰에서 "흐엉이 5월 3일에 석방될 것이라고 말레이시아 교도소 당국으로부터 들었다"며 "흐엉은 현재 기분이 좋다. 석방 즉시 하노이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2월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얼굴에 VX 신경독을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왼쪽)이 2019년 5월3일 공범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에 이어 석방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앞서 말레이시아 법원은 지난 1일 흐엉에 대한 기소 내용을 김정남 '살해'에서 '상해'로 수정하고 징역 3년4개월을 선고했다. 이로 인해 사형은 면하게 된 흐엉은 5월께 석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내달 초 석방되는 건 흐엉이 지난 2년여간 구속돼 재판을 받으며 형기를 상당 부분 채운 상황에서 모범수로 인정돼 감형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흐엉은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7)와 함께 2017년 2월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아왔다.

두사람에게 VX를 주고 김정남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북한으로 도주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사건 연루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그간 두 사람은 모두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 줄 알았으며 독극물인 줄 몰랐다며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해왔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피고인들은 김정남 살해에 사용한 VX의 독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살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훈련된 살인자"라고 반박해왔다. 말레이시아 현행법에서는 살인죄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사형이 적용된다. 

그러던 중 말레이시아 검찰이 지난달 11일 아이샤에 대한 기소를 돌연 취하하면서 아이샤는 석방됐다. 다만 흐엉에 대한 기소는 취하되지 않았다. 그 뒤 베트남 정부는 흐엉도 석방해줄 것을 말레이시아 당국에 요청해 왔다.

아이샤에 이어 흐엉까지 석방되면 김정남 암살 연루자들은 전원 자유의 몸이 되고, 김정남 암살 사건을 지시한 배후의 실체는 더 이상 추궁하기 어렵게 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