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가능한 방법론을" 北 '빅딜 거부' 조건 달았지만 美는 '빅딜 재확인'

(왼쪽부터) 북한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국과 북한 수뇌가 각자의 '조건'을 걸고 3차 미북정상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공언했다. 먼저 의사를 밝힌 북한 김정은은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라고 전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답하면서도 "조만간 (북한의) 핵무기와 제재가 없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1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이틀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1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정은은 이때 2월말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을 두고 "미국은 전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다"며 "우리를 마주하고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었으며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先) 핵폐기 후(後) 경제지원 '빅딜' 요구를 거부하는 입장임을 재차 시사했다.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13일(미 현지시간) 트위터 글을 2개 연속 올려 화답했다. 그는 "나는 북한 김정은과 우리의 개인적인 관계가 매우 좋고, 아마도 훌륭하다(excellent)는 용어가 훨씬 더 정확할 것"이라고 친밀감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우리가 서로 어디에 서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데 동의한다"며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지도력 아래 비범한 성장, 경제 성공, 부(富)에 대한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추어올렸다.

다만 "나는 머지않아 핵무기와 제재가 제거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그러고 나서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국가 중 하나가 되는 것을 지켜보길 기대한다"고 덧붙여 '빅딜' 요구를 철회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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