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난 3일 집회 이후 연행했지만 "증거인멸-도주우려 없다"며 놔줘
소환 불응, 민갑룡 "엄정수사" 입장낸 지 나흘 만...경찰 수사 질타 목소리 커져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제공]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27일 국회의사당 앞 8개차로를 점거한 불법집회를 주도한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과 민노총 조합원 8명이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강경집회) 관련자를 엄정히 사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낸 지 나흘 만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5일, 김명환과 민노총 조합원들의 지난달 27일 국회 앞 시위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순차적으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12일 김명환과 민노총 조합원들이 응하지 않으면서, 이에 경찰은 오는 19일까지 2차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체포 영장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민노총은 지난달 27일과 지난 3일 두 차례에 걸쳐 국회 앞 강경집회를 벌여왔다. 지난달 27일에는 경찰을 넘어뜨리고 장비를 훼손했으며, 지난 3일에는 경찰 따귀를 때리고 국회 울타리와 폴리스라인(경찰 저지선)까지 부수는 불법 집회였다. 경찰은 지난 3일 시위 이후 관련자들을 연행했지만,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 석방하고 불구속 수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3일 오전 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앞에서 이른바 '노동법 개악 저지' 등 구호를 앞세우며 경내 진입을 시도하던 중, 이를 저지하는 경찰 인력을 폭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br>
지난 4월3일 오전 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앞에서 이른바 '노동법 개악 저지' 등 구호를 앞세우며 경내 진입을 시도하던 중, 이를 저지하는 경찰 인력을 폭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출석 요구에 민노총 측이 어떤 입장도 전달하지 않았다”며 “김명환 등이 계속 소환 조사를 거부하면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민노총 집회와 관련해 ‘봐주기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민 청장은 지난 8일 “3월 27일 전국노동자대회 국회 집단 진입시도 및 국회대로 불법 점거행위, 4월 2일 국회 본관 무단 진입 시도행위 등을 모두 병합해 종합적으로 수사하고 있다”며 “관련자를 엄정히 사법처리하겠다”는 뒤늦은 입장까지 냈다.

경찰은 민노총 불법집회에 대한 수사는 미온적으로 하고 있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민 청장의 해명성 발언에도 ‘여론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이날 김명환을 비롯한 민노총 조합원들이 소환에 불응하면서, 경찰 수사를 질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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