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소유 이테크건설, 삼광글라스 등 주식 매각...약 2500만원 이익 실현해
논란 불거진 남편 오충진도 '헌법재판관 임명되는 경우' 주식 처분 서약
의혹 제기해온 한국당 "文, 인사 실패에 국민 사과하고 조국 조현옥 경질하라" 촉구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br>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br>

과도한 주식 보유와 부당 거래 정황 등으로 논란을 빚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후보자 소유의 전 주식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 후보자의 이날 입장 표명은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 측은 12일 공개한 입장문에서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약속드린 대로 오늘 후보자 소유의 전 주식을 매각했다”며 “배우자 소유의 주식도 조건 없이 처분할 것”이라고 밝히고 증권사 위탁잔고 사본을 공개했다. 이 사본에는, 이 후보자가 본인 소유의 이테크건설 2,040주, 삼광글라스 907주 등 총 6억 7,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각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실현 손익금만 2,518만 4,139원이었다.

이미선 후보자 측이 공개한 위탁잔고와 서약서.

이 후보자 측은 또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서약한 내용까지 공개했다. 지난 10일자로 이 서약서엔, 오충진 변호사가 “저는 배우자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는 경우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모두 조건 없이 처분할 것을 서약합니다”라 적힌 내용에 인장을 찍었다. 헌법재판관이 되지 않으면 매각하지 않겠다는 식이다.

특히 이 후보자 부부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 재산 42억 6,000여만원 중 주식을 83% 이상(35억 4,887만원)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OCI그룹 계열사인 이테크건설 주식은 17억 4,596만원, 삼광글라스 주식은 6억 5,937만원가량 보유한 상태였다. 전체 재산의 절반 이상이다.

이외에도 석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오 변호사가 이 후보자가 판결한 건설사의 계약이 공시되기 직전 주식을 매수했다가 공시 이후 넘겨 큰 돈을 챙긴 의혹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증권계에서는 “호재를 스스로 만들었다”는 비난까지 인 바 있다. 기업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했다는 것이다.

청문회 당시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2013∼2018년 법관으로 재직하며 376회에 걸쳐 67개 종목 주식거래를 했다”며 “현직 법관이 근무시간에 이렇게 많은 거래를 한 걸 보면 판사는 부업이고 재판은 뒷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저는 재판 업무에 매진하면서 재산문제를 전적으로 배우자에게 맡겼다”며 “종목 선정과 수량선정은 모두 배우자가 했다. 주식거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전가한 바 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11일 논평에서 “악재와 급등락하는 시황에 피눈물 흘리며 손실을 감수하는 일반인 투자자와는 사뭇 다른 (이 후보자의) 그 행보를 그저 수긍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라며 “쏟아져 나오는 정황과 직·간접적 증거들이 이제는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사안으로 불거지고 있다. 대통령은 계속된 인사 실패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조국, 조현옥 인사라인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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