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민의 날 행사서 김승남 민주당 고흥 지역위원장, 평화당 소속 송귀근 고흥군수 축사 도중 고성-막말
군청 공무원들이 김 위원장 제지하자...일부 민주당 당원들, 멱살까지 잡아
당시 행사 참석한 평화당 한 당원,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 비판
"고흥의 수장이신 군수님 명예도 있는 건데...국회의원까지 하신 분이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

민주평화당 소속 송귀근 고흥 군수(左),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소속 송귀근 고흥 군수(左),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라남도 고흥군의 지역주민 행사에서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이 민주평화당 소속 고흥 군수의 축사를 방해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지난 10일 고흥군과 행사에 참여한 주민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고흥군 풍양초등학교에서 열린 풍양 면민의 날 행사장에서 송귀근 고흥 군수가 축사를 하는 도중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위원장의 고성과 막말로 행사가 중단됐다.

송 군수는 축사에서 "최근 고흥군이 유치한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은 군청 공무원들이 피땀을 흘려 고생한 결과"라며 "특정 정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 민주평화당 소속 고흥군과 자유한국당 소속 밀양시 2곳만이 유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행사장 단상에 앉아 송 군수의 말을 듣던 김 위원장은 "짧게 하세요. 그만해"라고 소리를 질러 행사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김 위원장은 계속해 소리를 질렀고, 이를 군청 공무원들이 제지하자 일부 민주당 당원들이 멱살을 잡는 등 지역 주민의 축제의 장이 더러운 정치판으로 변질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충돌은 서로 호남 지역을 자신들의 '텃밭'으로 생각하는 민주당과 평화당의 감정싸움으로 촉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평소 송 군수와 김 위원장 간에 쌓인 개인적 감정이 스마트팜 혁신 밸리 유치로 터졌다는 전언도 있다.

김 위원장은 고흥군이 스마트 혁신 밸리 유치에 성공하자 문자 메시지와 플래카드를 걸어 "민주당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반해 송 군수는 스마트 혁신 밸리는 특정 정당의 노력이 아니라 전남도와 농업 관련 단체들의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송 군수는 "군수가 공식행사에서 치사하는데 반말과 욕설을 했다는데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공무집행방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만큼, 김 위원장은 이른 시일 내에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고흥 군민이 힘을 모아 스마트팜 밸리를 유치한 만큼 민주당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하면서 중요 행사 때는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부르지도 않는다. 민주평화당 후보로 당선됐지만 통합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행사에 참여해 민주당 당원들에게 멱살을 잡힌 민주평화당 한 당원은 12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아무리 그래도 군수님이 축사하시는 자리에서 (김 위원장) 나이도 군수님보다 훨씬 어린데 막말을 하고, 욕을 하고 그런 부분은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이라며 "고흥의 수장이신 군수님 명예도 있는 건데 국회의원까지 하신 분이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시작도 안 했는데, 민주당 측에서 과도하게 (민평당을) 견제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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