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7년만에 판결 뒤집어
헌법재판소,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7년만에 판결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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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단체들 헌재앞서 치열한 장외전

헌법재판소는 11일 오후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임신 초기 낙태를 전면 금지하며 이를 위반했을 때 처벌하도록 한 현행법 조항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재판관 4명은 헌법불합치, 3명은 단순위헌, 2명은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법률을 위헌성을 인정하지만 즉각적인 무효화에 따르는 법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법 개정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이에 따라 낙태죄 조항은 2020년 말까지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 지난 2012년 8월 재판관 4:4 의견으로 낙태 처벌 조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지 불과 7년 만에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선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페미니스트 단체들과 낙태죄 유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개최해 치열한 장외전을 벌였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등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헌재 앞에서 형법상 낙태죄가 ▲태아의 생명만을 내세워 여성의 권리를 박탈하고 ▲국가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통제하며 ▲여성을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도구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영상] 낙태 찬성 집회 발언자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절을 부정하는 것은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합니다. 낙태죄 폐지 요구는 선택의 기로에 선 여성에게 적절한 정보와 의료적 지원, 시민으로서 존엄한 삶을 살아갈 인권을 주는 것에 대한 문제입니다.”

반면 낙태죄 존치에 찬성하는 77개 시민단체들의 모임인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합은 “태아는 생명이며 낙태는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태아는 인간으로서 인권을 가지고 있으며 태아의 생명권은 여성의 자기결정권보다 상위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영상] 낙태 반대 집회 발언자 “역사 속에서 우리 인간은 이 세상의 모든 가치 위에 생명을 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생명을 죽이냐 안 죽이냐는 문제를 더 이상 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몸을 보호하고 미래도 보장하기 위해서 바른 성교육과 가치관을 가르쳐야 합니다.”

오후 3시경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리자 낙태죄 폐지 찬성 시위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영상] 이동근(건강한사회를위한 약사회) “낙태죄 위헌 판결은 너무나 당연한 판결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낙태죄 폐지뿐만 아니라 임신중절에 대한 모든 제한을 다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요. 앞으로 임신중절 의약품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고 임신중절하고 싶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선택권을 가지고 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공하도록 국가가 최대한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낙태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헌재의 판결 결과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녹취] 주요셉(낙태죄 폐지반대 국민연합 공동대표) “헌법재판소가 일부 특정 단체들을 여론몰이를 해서 시류에 영합해서 판결을 내렸다. 이것은 불과 7년 전에 내릴 ‘헌법합치’ 판결과 배치되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대법원에서 태아의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오늘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판결에 대해서 대단히 실망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계속적으로 생명 살리기 운동과 태아의 인권보호 운동에 힘을 쓰고 싸워나갈 것입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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