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고용 25만명 늘었지만…노인-농림-초단시간 일자리 증가에 따른 '착시'
노인 일자리 22만명 증가, 30~40대 25만명 감소...제조업 10만 8천명 감소
주 18시간 미만 '초단시간' 알바 24만명 증가...청년 실질 실업률 25.1%, '사상최악'
자유한국당 긴급회의, "文정권 고용폭정 심각"..."아직 일자리 상황판 불 켜져 있나"

통계청은 10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서 3월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만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취업자수 증가폭이 20만명을 넘은 것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세금을 쓰는 공공부문에서 17만 8000명 증가했지만, 세금을 내는 민간부문에선 7만 2000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65세 이상에서 22만명이 늘었지만 30~40대에선 25만명이 감소했다.

업종별로 봐도 세금을 투입해서 만든 일자리가 주로 늘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전년 동월 대비 17만2000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는데, 노인 단기 일자리 사업 대부분이 이 업종으로 분류된다. 교육 서비스업(3만5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7000명) 등도 취업자가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농림어업에서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3월에도 전년동월대비 7만9000명이 증가했다. 반면 산업의 허리인 제조업에선 10만8000명이 감소하며, 2018년 12월 이후 4개월 연속 10만개 이상 일자리가 줄어들게 됐다. 제조업 구조조정, 수출 부진 등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계속 이어지며 도매 및 소매업 일자리가 2만7000개, 사업시설관리·지원서비스업 일자리는 4만2000개 줄었다. 다만 음식 및 숙박업 일자리가 2만4000개 증가하면서 1월(1000개)에 이어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단기 시간제(파트타임) 형태로 일하거나 구직을 아예 단념한 사람들도 증가세를 지속했다. 사실상 실업자나 반(半)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취업시간이 주 35시간 이하이면서 추가 취업을 원하는 ‘추가취업 가능자’는 75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만4000명)보다 11만9000명 늘었다. 1월과 같은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또한 주 18시간 미만으로 근로하는 '초단시간 알바'도 24만 1000명 증가했다. 일자리를 찾다 지쳐 1년 전부터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53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만3000명 증가했다.

청년층의 경우 추가취업 가능자, 구직단념자 등을 모두 포함해 계산한 ‘실질 실업률’인 고용보조지표3이 사상 최악인 25.1%로 치솟았다. 증가폭은 1.1%p에 달한다. 통계청 정동욱 과장은 "구직단념자를 포함한 잠재 구직자(현재 일자리를 찾고 있지 않지만, 언제든 취업을 원하는 사람)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 입장에서 3월은 사상 최악의 고용 대란을 경험했던 시기였던 셈이다.

자유한국당 '文정권 경제실정백서위원회'
정용기 정책위의장, 김광림 위원장, 황교안 당대표, 오정근 부위원장, 김순례 최고위원

한편 자유한국당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백서 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3월 고용동향은 국민들을 속이는 고용 착시현상”이라며 소득주도성장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황교안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 정권의 수많은 경제실정 가운데서도 고용폭정은 가장 심각한 문제”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를 바로 잡아야만 민생이 안정되고 경제도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실제로 민생현장을 다녀보니 일자리 실상은 정말 참혹한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서민과 일자리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론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 서민들을 고통으로 밀어 넣는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위원회에 ▲54조원 일자리 예산 사용처 기업의 채용능력 극대화 방안 최저임금 급등 및 근로시간 단축 부작용 최소화할 현장 대응형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경제실정백서 위원장을 맡은 김광림 의원

자유한국당 대표 경제통이자 경제실정백서 위원장을 맡은 김광림 의원은 정부의 고용동향 발표를 “착시현상이자 아전인수급 해석”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2008~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연간 28만명이 늘었다. 그중 2008년 세계적 경제 침체를 겪은 2009년을 제외하면 매해 37만명 정도가 늘었다"며 "2013~2017년 박근혜 정부 때는 연간 36만명이 늘던 것이 2018년 1월 최저임금을 늘리면서 9만 7000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과거에 비하면 증가세가 상당히 줄었다”며 “고졸 또는 대졸 후 취업현장으로 나오는 사람이 대략 50만명 정도인데 반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비판했다.

김성용 자유한국당 송파병 조직위원장은 "아직도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에는 불이 켜져 있는가?"라며 "켜져 있다면 대통령은 쳐다보면서 아직도 웃음이 나오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 웃음이 나온다면, 대통령의 자격이 없는 거고, 한숨이 나오고 가슴이 먹먹하다면 지금 하고 있는 경제정책을 수정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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