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이주 여부, 경호비용, 사위 이스타항공 투자회사 특혜취업, '딸 韓에서 요가강사' 文 연설 의혹 캐물어
노영민 靑비서실장 '부실 답변' 지적하며 "66일째 숨겨놓고 '밝히면 쑥스러울 거'라니, 밝혀달라"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4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딸 문다혜씨 부부의 급작스러운 동남아 이주 등 의혹을 추적해 온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대구 중구남구·초선)이 9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 답변이 부실했다며 "숨기지 말고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곽상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4일 국회 운영위 업무보고 때 '(문다혜씨 가족이) 해외이주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노영민 비서실장은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 현재는 모르겠다'며 '경호 비용이 일정부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지는 않다'고 답변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대통령 딸 부부가) 해외이주 갔는지 안 갔는지 말도 못하고, '현재는 모르겠다'고 하는데 국민들께 말장난할 사안인가?"라고 일침을 가한 뒤 "해외이주와 관련 공개질의를 한 지 66일 됐는데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에 나와 설명한 게 고작 이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문제가 불거지니 (다혜씨 부부가) 다시 귀국이라도 했다는 뜻인지 참 모호한 얘기를 한다"며 "숨기지 말고 분명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많든 적든 경호예산은 국민세금인 만큼, 지출내역에 대해 (가부를) 청와대가 판단하고 답할 게 아니고 국민들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의무사항"이라고 분명히 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4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곽상도 의원실 제공)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이 4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곽상도 의원실 제공)
2018년 6월26일 태국 현지언론 보도 중 하나(왼쪽). 국회도서관은 같은날 다른 현지 보도를 토대로 태국 민간항공청(CAAT)에서 태국 투자자와 한국의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 간 합작사인 타이 이스타항공(타이 이스타젯)의 항공운항면허(AOL)에 관한 태국 교통부 장관의 승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9년 타이 이스타젯의 항공편 운항이 시작될 예정이라는 예고 기사를 다룬 바 있다.(사진=곽상도 의원실 제공)

곽 의원은 문 대통령 사위 서창호씨가 2018년 3월쯤 게임개발업체 토리게임즈를 퇴사한 직후,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 이상직 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에서 태국자본으로 투자를 추진한 업체에 특혜 취업했다는 의혹도 재차 거론했다.

그는 운영위 당시 "이스타항공 측에서 '외국에 투자한 사실이 없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노영민 비서실장이 답한 데 대해 "이스타항공은 오래 전부터 동남아에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논박에 나섰다.

반박의 근거는 ▲2018년 8월29일자 국내 언론 '아시아경제'의 <‘태국에 해외 법인 첫 설립…LCC 중 최초’> 보도 내 "이스타항공은 태국 방콕에 현지 법인 '타이 이스타젯'을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 ▲다른 인터넷 경제지 '이코노빌'의 2018년 10월24일자 <로고이스타항공, 문종배 영업총괄 부사장 선임...신규시장 개척 추진> 보도 내 "이스타항공은 태국 방콕에 '타이 이스타제트'라는 현지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설립 등기를 마친 상태로 1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는 대목 ▲2018년 6월26일 태국 현지언론이 "태국 민간항공청(CAAT)은 태국 투자자와 한국의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Eastar Jet) 간 합작사인 타이 이스타항공(Thai Eastar Jet)의 항공 운항 면허(Air Operator License, AOL)와 관련해 태국 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잠정적으로 2019년에 항공편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보도된 정황을 들었다.

곽 의원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이스타 측에 합작을 추진했던 회사가 어딘지, 그 회사에 사위가 근무했는지 등 공식 확인요청을 했으나, 이스타 측에서는 '자료제출 할 의무가 없고 더 이상 사실 확인을 해주기 어렵다'고 알려왔다"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검색만 해봐도 확인되는데 현재까지 투자할 돈이 없다면서 숨기고 감출 일이 아니다. (이스타항공의) 파트너 기업에 취업한 사실이 있는지 밝히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 7월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를 국빈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뉴델리 타지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7월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를 국빈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뉴델리 타지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9일 문 대통령이 인도 국빈방문 당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제 딸도 한국에서 요가 강사를 한다"고 공언한 경위도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연설 당시 문 대통령은 "인도 국민은 현대차를 타고, 삼성 휴대폰을 사용한다"며 "한국 국민은 요가로 건강을 지킨다. 제 딸도 한국에서 요가강사를 한다"고 밝혔었다.

문 대통령은 슬하에 아들 준용씨와 딸 다혜씨가 있다. 지난 2017년 대선 기간에 문 대통령 측은 다혜씨에 대해 "평범한 가정주부"라고 소개했었으나, 1년여 뒤 인도 연설문에선 문 대통령이 직접 연설문에 '딸은 요가강사를 하고 있다'는 대목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혜씨가 요가 강사로 일하는지는 참모들도 몰랐다"고 언론에 말한 바 있다.

곽 의원은 "실제로 그때 딸이 한국에서 요가강사를 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노 비서실장은 '예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며 "하지만 다음날인 (2018년) 7월10일 문다혜씨는 부동산을 매매계약하고, 7월11일 아들이 다니던 학교에 해외이주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딸이 한국에서 요가강사를 했다면 최소한 어디에서 언제까지 요가강사를 했다는 건지 밝혀달라"고 했다.

그는 "교육당국으로부터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아들과 동반했을 문다혜씨의 이주 시점은 (2018년) 6월 중순이다. 이 무렵부터 경호실(대통령경호처) 경호가 시작됐을 테고,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비서실장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문다혜씨는 국내에 있으면서 외손자는 '해외 국제학교 입학 등 교육문제로 해외이주 한다'며 허위 신고한 것"이라며 "(동남아) 국제학교 보내려고 허위 신고한 것입니까?"라고 질의했다.

4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곽상도 의원이 "제가 쑥스러워도 되니,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문다혜씨 부부 해외이주 등 의혹 관련) 지금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주시기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회의에 동석한 동료 의원들 일부는 웃음을 짓기도 했다.

곽 의원은 "또 노 비서실장은 '사생활에 관한 것이고 결국 언젠가는 밝혀질 것인데, 밝혀지고 나면 의혹을 제기했던 분들이 아마 쑥스러울 겁니다'라고 발언했다"며 "무려 66일 동안 숨기고 감춰놓고 언젠가 밝혀지면 쑥스러워질 거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가 쑥스러워도 되니, 지금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원내대책회의 참석 의원들은 곽 의원의 '제가 쑥스러워도 되니'라는 과감성을 띤 발언을 듣고 곳곳에서 웃음을 띠는 모습을 보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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