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국회 앞 집회서 경찰・기자 폭행...경찰, 관련자 연행했지만 하루 만에 풀어줘

민갑룡 경찰청장(사진=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 ( 사진 = 연합뉴스)

민노총이 국회 경내 진입 시도를 한 것과 관련 ‘봐주기 수사’ 비판을 받는 경찰이, 뒤늦게 “관련자를 엄정히 사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민갑룡 경찰 청장은 8일 서면답변서에서 “3월 27일 전국노동자대회 국회 집단 진입시도 및 국회대로 불법 점거행위, 4월 2일 국회 본관 무단 진입 시도행위 등을 모두 병합해 종합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과 민노총 조합원 500여명은 지난 3일 오전 10시 45분경 노동법 개정을 막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를 참관하겠다며 경찰 저지 벽을 뚫고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집회 당시 밧줄을 걸어 국회 울타리를 넘어뜨리고, 경찰 진압봉을 빼앗으려 시도하다가 경찰을 폭행했다. 민노총 조합원들은 연행 뒤에도, 경찰서에서 김명환과 집회 관련 내용을 취재하던 일부 기자들을 폭행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명환을 비롯한 강성 시위대 25명을 연행했지만, 이들은 하루 만인 지난 4일 모두 석방됐다.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적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4월3일 오전 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앞에서 이른바 '노동법 개악 저지' 등 구호를 앞세우며 경내 진입을 시도하다 뜯겨진 철문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br>
지난 4월3일 오전 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앞에서 이른바 '노동법 개악 저지' 등 구호를 앞세우며 경내 진입을 시도하다 뜯겨진 철문이 놓여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민 청장은 또 “영등포경찰서 지능과장 등 15명으로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채증자료 등을 분석해 대상자별로 구체적 발언 내용 등 불법행위를 확인 중이다. 관련자를 신속히 추가 소환조사할 예정이며, 공모관계도 명확히 밝혀 주동자는 엄정히 사법처리하겠다”라며 “기자 폭행 2건에 대해서도 2개 강력팀 12명을 전담팀에 투입해 신속·엄정히 수사 중이다. 현재 관련자 4명을 특정해 1명을 조사했고 나머지 3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국회 울타리를 뜯어낸 김명환과 24명은 집회 하루 뒤에 석방했으면서도, 지난 6일에는 경찰과 TV조선 기자를 폭행한 조합원 8명에게는 소환을 요구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민노총 조합원들이 유성기업 임원을 폭행했을 당시에도, 약 일주일이 지나서야 관련자 출석 요구 등을 해 논란이 일었다. 계속되는 수사 부진에, 인터넷 상에도 ‘법 위의 민노총’ ‘봐주기 수사’ 등 비판이 커진다. 이날 민 청장의 발언도 ‘여론 눈치보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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