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30일 이사회를 거쳐 윤병철 MBC국장(급)을 방문진 사무처장에 내정했다. 그러나 MBC 노조측에서 반발하고 있고,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의 공표도 이루어지지 않아 향후 인선에 변동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측은 31일 “이번 선임에 대해 노동조합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다수 이사들 사이에 윤병철 씨가 적절한지를 놓고 이견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표결이 강행됐다”며 “박근혜 정권이 임명한 적폐 이사들의 표에까지 기대어 윤병철 씨가 선임된 것은 충격적”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조측이 주장하는 ‘공영방송의 독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이력’과 ‘MBC개혁’이라는 것이 ‘결국 노조가 희망하는 인원들로 간부를 채우고 싶다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노조측의 반발이 원하지 않는 인물이어서 트집잡아 철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적폐 이사들의 표에까지 기대었다'는 표현에 따르면, 윤병철 사무처장 내정자 선임 표결에는 여야 이사들 표가 혼재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무처장 선임 과정에는 이사진 중 과반수 5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만큼, 노조의 입장이 반영됐다면 여권 성향의 이사들이 과반수 이상인 상황에서 충분히 저지할 수 있었음에도 표결에서 선임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 이사들 사이에서 의견 일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거나 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방문진 이사진은 여권 추천 6명, 야권 추천 3명이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임원 명단 (방송문화진흥회 사이트 캡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임원 명단 (방송문화진흥회 사이트 캡처)

 

앞서 임무혁 전 사무처장은 임기가 남은 상태였지만, 이사회 구성이 현 여권 추천 인사들이 절반을 넘어선 뒤 지난 4일 이사회의 표결을 거쳐 해임됐다.

한편 신임 사무처장이 내정됐는데도 이사장의 공표가 안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노조와의 불협화음을 부랴부랴 뒷수습을 하려고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사무처측은 내정자에 대해서는 원래 보도자료를 내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적폐청산 기조' 아래 친(親)언론노조 인물들이 방송계를 채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노조의 반발이 윤병철 방문진 사무처장 내정자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월 1일 방문진 공식이사회에서도 사무처장 인선을 둘러싼 안건이 다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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