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미국서 별세..."사내이사 박탈 충격으로 병세 악화" (종합)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미국서 별세..."사내이사 박탈 충격으로 병세 악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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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관계자 "폐질환 치료중, 대한항공 사내이사직 박탈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 급격히 악화"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 박탈
'갑질' 논란 따른 전방위 수사 받던 중 국민연금 주도로 20년만에 경영일선에서 쫓겨나
검찰-법원, 조양호 사망으로 수사와 재판 일정 중단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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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박탈당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70)이 8일 새벽(한국시간) 향년 70세로 미국 현지에서 별세했다. 대한항공 측은 그가 기존에 앓던 폐질환이 악화돼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08년 구입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쪽의 로스앤젤레스(LA) 뉴포트비치 별장에, 건강 상 문제로 지난해 12월부터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왔다. 지난해 7월에는 법원에 '중증 질환에 걸렸다'는 진단서를 내기도 했지만, 서울 남부지법은 그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기각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조 회장이 검찰 조사 때는 제출하지 않은 진단서를 법원에 내고, '미국에 가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불구속 수사를 호소한 것으로 안다"며 "법원이 구속 기각 결정을 하면서 진단서 내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당시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 측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임기 3년) 재선임 안건을 부결시킨 바 있다.

조 회장은 1999년 4월부터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경영권을 박탈당한 것은 그의 재임 이후부터 약 20년 만이다.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으나, 인터넷 일각에서는 최근 조 회장에 가해진 전방위 압박이 갑작스러운 사망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에서 "(조 회장이) 지금으로서는 지병으로 죽었다는 것이지만 우리는 지병에 의한 사망을 의심한다"며 "대기업 오너를 핍박하고 갈아치우고 벌주고 감옥에 집어넣기를 밥 먹듯이 하는 문재인 정권이 죽인 것이다. 두 말할 여지가 없는 '기업 파괴' '기업가 살해'가 일어난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양호에 이어 누구라도 이 정권 하에서 죽을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을 조속히 끌어내리지 않으면 다음엔 보통의 국민이 죽게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조 회장은 LA에 있는 한 병원에서 별세했으며, 임종 자리에는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함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폐질환이 있어 미국에서 치료를 받던 중, 대한항공 주총 결과 이후 사내이사직 박탈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지에서 조 회장을 한국으로 모셔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작년 10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검찰은 조 회장 측이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면서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중개수수료를 챙기고, 자녀인 조현아·원태·현민씨가 보유하던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계열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봤다. 검찰 측이 주장한 조 회장의 배임·횡령 규모는 총 270억원이었다. 검찰은 추가로 "조 회장이 배임 행위를 저지르면서 얻은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며 조세포탈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기도 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날도 조 회장에 대한 재판 3차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됐었다. 형사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사망하면 재판부는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린다. 조 회장의 혐의에 대한 재판 일정을 진행하던 서울 남부지법은 이날 "조 회장의 사망 소식을 접했으며, 이에 따라 재판장이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부인인 이 전 부사장과 딸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형사재판 일정도 미뤄질 예정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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