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칼럼] 방만한 재정운영 재정위기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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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4.07 13:19:52
  • 최종수정 2019.04.1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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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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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국에서 재정절벽 문제가 크게 대두된 적이 있다. 재정절벽이란 정부의 재정지출이 삭감되어 정부부문에서도 일자리가 줄어들고 국민들의 세금부담은 증가해 민간부문에서도 소비여력이 감소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국가부채의 GDP에 대한 비율이 2011년에 100%를 넘어서자 ‘예산통제법’을 제정해 국가부채한도를 정하고 한도를 넘어서는 정부의 재정지출은 상하양원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도록 했다. 2013년 예산을 앞두고 2012년에 ‘예산통제법’ 문제가 대두되면서 의회의 동의가 없을 경우 재정지출의 큰 폭 삭감이 불가피한 재정절벽문제가 대두되었던 것이다. 2011년 유로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발생국 대부분이 국가부채/GDP 비율이 100%를 넘어선 국가들이었다. 2011년 그리스가 165.5% 아일랜드가 109.3% 이태리가 121.1% 포르투갈이 106.0% 등 이른바 피그(PIIG) 국가들의 국가부채/GDP 비율이 모두 100%를 넘었다.

이처럼 국가부채/GDP 비율이 100%를 넘어선다는 것은 재정위기 가능성을 예고해 주는 것으로 매우 위험한 일이다. 경제성장률이 낮고 국채이자율이 높은 경우에는 경제성장으로 국채이자 상환도 힘들어지게 된다. 마침내 국채발행도 어렵게 되어 재정지출을 하지 못하게 되는 국가재정위기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스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하자 국민생활에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의료비지출도 못해서 의사들은 외국으로 떠나고 약국도 폐업이 속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국가부채/GDP 비율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면 강력한 재정준칙을 발동해 정부의 재정지출은 줄이면서 세율은 올려서 국가부채비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장률은 낮아지고 일자리는 줄어들어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된다.

정부는 4월 2일 2018년 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합한 일반정부 부채가 680.7조원으로 GDP 38.2%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공무원과 군인 연금 장기충당금 939.9조원 등을 합한 국가부채는 1682.7조원이라고 발표했다. 국가부채 중 공무원과 군인 연금을 지급하기 위한 장기충당금이 940조원에 이르러 국가부채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데도 공무원을 17만 명이나 증원하겠다는 문재인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위험하며 후대에 얼마나 큰 부담을 지울 정책이란 점이 자명해 졌다. 공무원을 줄여서 작은 정부를 지향하거나 공무원 군인 연금제도를 일반 국민연금과 통합 개편하는 등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점은 이미 수도 없이 제기되어 온 문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한국도 이미 국가부채/GDP 비율 기준으로는 100%를 육박해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한 강력한 재정준칙 발동이 필요하다는 시점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발표한 ‘재무제표에 의한 국가부채’에 의한 국가부채의 포괄범위는 미국 유럽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가부채와 상당히 다르다. 우리나라는 ‘국가재정법’에 의해 국가가 직접적으로 상환의무를 지는 확정채무인 국가채무 통계를 작성해 왔다. 이 통계가 국제통화기구(IMF) 등이 권고하고 있는 국제기준과 맞지 않아서 재정건전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몇 년 전 부터는 군인 공무원 연금 장기충당금을 포함한 ‘재무제표에 의한 국가부채’에 의한 국가부채를 발표해 오고 있다. 국가재정통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재정건전성을 보다 제대로 알게 되었음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기준에 비교해 부채의 포괄범위가 상당히 좁게 설정되어 있어 재정건전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국가부채에는 국가가 확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국가채무와 공무원·군인연금 장기충당금 부채 외에도 국가보증채무, 국가기능을 수행하는 준공공기관 부채, 한국은행 통화안정증권 부채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 공무원·군인연금은 미래 국가가 지급해야 할 부채로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미 포함하고 있어 한국에서도 ‘재무제표에 의한 국가부채’에 포함함은 당연한 것이다.

한국에서 포함하고 있지 않는 국가보증채무는 우발채무라고 해서 다른 나라에서도 포함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30여개 공공기관에 대해 개별 설립법에 의해 국가가 지급보증을 명시하고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 국가기능을 수행하는 준공공기관 부채는 대부분 포함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중앙은행부채는 IMF에서도 일반정부부채나 금융공기업부채로 분류하고 있는 데 국가의 통화정책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부채이므로 국가부채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에서는 한국처럼 중앙은행부채가 많은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국채를 이용해서 공개시장조작을 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국채와 함께 한국은행발행 통화안정증권을 사용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에서 매입한 국채는 제외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국가가 국민들의 노후자금인 연금에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므로 포함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종래의 국가채무에 공무원·군인연금 장기충당부채는 물론 국가보증채무, 국가기능을 수행하는 준공공기관 부채, 한국은행부채를 포함해서 종국적으로 국가가 지급해야 될 넓은 의미의 국가부채로 확대할 경우 2013년 경 국가부채는 이미 100%을 넘어서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보증채무는 채무기관이 잘 갚고 준공공기관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준공공기관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한은통안증권은 한은이 해결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단지 국가채무에 공무원·군인연금 장기충당부채만 포함한 정부가 발표한 ‘재무제표에 의한 국가부채’의 GDP에 대한 비율도 이미 100% 내외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GDP에 대한 국가채무비율도 40% 수준에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미 지난해 38.2%에 도달하고 있고 국가부채비율은 100%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은 재정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36년 경 국가채무비율이 70%를 넘어서면서 재정이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이 무렵에는 정부예산 중 복지비 지출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서 정상적인 예산운영이 힘들 것으로 추정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무원 17만 명, 공공기관직원 63만 명 등 81만 명 증원, 그 결과 공기업부채도 2022년에 53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최근 61조원 규모 SOC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연이은 추경, 내년도 사상 처음 500조원을 넘어선 510조원 규모의 슈퍼예산 전망, 금년부터 5년 동안 332조 원이 소요될 사회보장기본계획, 경쟁적으로 퍼붓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현금복지 등 막무가내식 재정퍼붓기를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조금도 망설임 없이 추진하고 있다. 성장률은 하락하고 생산가능인구도 하락하는 데 국가부채만 천정부지로 늘리는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할 경우 후세대가 감당할 수 없어 재정위기가 앞당겨질 것은 자명하다. 더 악화되어 남유럽이나 남미 같은 재정위기로 폭발하기 전에 지출은 세수범위 내에서 하는 엄격한 재정규율을 적용하고 공무원·군인연금과 공공기관 개혁으로 재정건전성을 제고하는 일이 시급하다.

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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