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면적 2배 산림에 건물, 사람 불태운 강원도 고성발 火魔…정부, 5개 市郡 '재난사태' 선포
여의도 면적 2배 산림에 건물, 사람 불태운 강원도 고성발 火魔…정부, 5개 市郡 '재난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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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중 고성-속초, 오후 들어 강릉-동해 주불도 진압…인제 일몰 전 완전진화 집중
고성-속초-인제-강릉 산림 525ha 덮친 불…1명 사망·중경상 34명, 건물 수백채 피해
정부, 5일 0시부터 중대본 가동…9시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 재난사태 선포
5일 일출 동시에 헬기 수십대-진화인력 1만명 넘게 투입…강풍특보 해제 도움 기대

4일 저녁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화재가 속초 시내로 확산하면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대규모 물적 피해와 인명 피해를 야기했다. 5일 오후 5시쯤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고성산불로 사망 1명, 강릉에서 중상자 1명(화상)과 경상자 33명 등 35명으로 집계됐다. 재산 피해 규모 잠정치는 임야 약 525핵타르(ha), 주택 135채, 창고 7채, 비닐하우스 9동, 부속건물 20여동, 오토캠핑리조트 46동, 동해휴게소 1동, 컨테이너 1동, 건물 98동 소실 등으로 파악됐다.

고성에서만 250ha 면적이 불탄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의도 면적(290ha)에 맞먹는 수준이다. 추가로 인제와 강릉지역에서도 산불이 나 각각 25㏊와 250㏊ 면적을 소실시켰다. 하룻밤 조금 지나 여의도 약 2배 면적의 산림이 불탄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5일 0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한 데 이어,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일원에 오전 9시를 기해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오후 5시쯤까지 산림당국은 고성과 속초에 4503명의 인력과 103대의 장비를 잔불 및 뒷불 감시에 투입했다. 강릉과 동해에서는 현재 헬기 22대와 진화대 5824명과 장비 267대를 투입해 산불 완전 진화에 힘쓰고 있다. 인제에서는 헬기 11대와 진화대 353명과 장비 50대가 투입돼 일몰 전 완전 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월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한 식당이 불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5일 오전 10시13분 기준, 행정안전부와 강원도·소방청·산림청 등 산불 진화 유관기관이 모인 '고성산불 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고성과 속초 산불의 주(主)불 진화율은 오전 8시15분을 기해 100%를 달성했다. 뒤이어 강원 동해안 산불방지센터는 5일 오후 4시54분쯤 강릉·동해 산불의 주불 진화를 완료하고 잔불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밤사이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은 고성과 속초지역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앞서 4일 오후 7시17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성콘도 부근에서 산불이 시작됐다. 도로변 인근 변압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씨가 초속 7m의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진 데 따른 것이다. 토성면 한 도로변에서 김모씨(58)가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사상자는 김씨 1명, 부상자는 11명이 발생했으며 고성과 속초에서 주택 125채, 창고 6동, 비닐하우스 5동이 불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산림은 250ha가 소실됐는데 불길을 완전히 잡고 드론을 띄워 정밀 조사를 하면 피해 면적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밤 사이 고성과 속초의 주민 1000여명은 5일 새벽까지 초등학교와 박물관 등으로 대피했다. 고성·속초지역 이재민은 총 3620명이 발생했다.

속초시는 4일 밤부터 산불 발생 지역과 인접한 바람꽃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한화콘도와 장천마을 주민들에게 청소년수련관으로 대피하라는 재난안전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 영랑동과 장사동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화재 발생 초·중기 소방당국은 날이 어두워 화재 지역 상공에 헬기를 띄우지 못하고 물탱크와 펌프차 등 장비 23대와 소방대원 등 78명을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바람이 강해 불길을 잡지 못했다. 이후 5일 오전 6시8분부터 진화헬기 24대가 연차적으로 투입되고, 진화인력 6000여명이 투입돼 보다 수월한 진화활동이 시작됐다.

소방청은 전국 소방서에 가용 가능한 소방차 총 출동을 지시했다. 또 오후 10시20분경 최고 화재 대응 수준인 3단계를 발령했다. 화재 대응 1단계는 국지적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한다. 강원교육청은 속초와 고성 지역 모든 유치원과 초, 중, 고등학교에 대해 5일 휴교령을 내렸다.

4일 인제군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도 진화 헬기 7대와 인력 300여명이 투입돼 진화 활동에 나선다. 인제군 산림은 5일 오전 10시13분 기준 25ha가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제군 남면 남전리에서 시작한 산불은 오후 3시 기준으로 85%의 진화율을 나타냈다.

강릉·동해 산불은 4일 오후 11시50분 쯤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발생해 동해시 망상 일대로 확산했다. 이후 밤 사이 거센 바람을 타고 번져 강릉과 동해지역으로 산림 총 250㏊를 태웠다. 초속 20~30m 강한 바람이 불어닥치며 마을 주민이 대피했고, 이 불로 1명이 다치고 주택 110여채와 차량 2대가 피해를 입었다. 5일 오후 5시 30분 기준 강릉 100여명, 동해 23명 이재민을 제외한 대부분 주민이 귀가한 상태다.

산불 원인의 경우 고성·속초는 개폐기 전선 스파크로 추정되지만 강릉·동해 산불과 인제 산불의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4월4일 오후 11시 46분쯤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고 있다.

 

날이 밝은 5일 오전 산불로 인해 강릉시 옥계면의 한 주택이 불로 타버려 지붕만 남은 처참한 모습이다.
날이 밝은 4월5일 오전 산불로 인해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의 한 주택이 불로 타버려 지붕만 남은 처참한 모습.(사진=연합뉴스)

정부는 5일 오전 9시를 기해 강원도 산불피해지역 일대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재난사태가 선포된 지역은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 일원이다. 사태 조기 수습을 위해 가용 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재난사태는 국민의 생명 및 재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이 선포한다. 과거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 산불과 2007년 12월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당시 재난사태가 선포된 바 있다.

재난사태 선포에 따라 선포지역에는 재난경보 발령, 인력·장비·물자 동원, 위험구역 설정, 대피명령, 응급지원, 공무원 비상소집 등 조치와 범정부 차원 지원이 이뤄진다.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위험지역에 출입제한과 통제가 강화된다. 정부는 산불 피해 지역 주민을 위해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마련, 재해구호물품 지급 등 긴급생활안정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사상자에게는 장례·치료 지원, 재난심리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전날 오후 9시부로 국방부 재난대책본부를 운영 중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소방, 경찰, 군, 지자체 등 전 행정력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산불 진행 및 진화 현황 등을 정확하게 알리고 이재민 발생 시 신속한 지원 및 편의 제공에도 만전 기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0시20분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산불 관련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총력 대응하라. 특히 진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지시했다. 산불 상황으로 문 대통령의 식목일 관련 외부 일정은 모두 취소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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