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부처들은 '사과 인형'인가…이번엔 軍警 수뇌가 '4.3사건 무조건 사죄' 행보
文정권 부처들은 '사과 인형'인가…이번엔 軍警 수뇌가 '4.3사건 무조건 사죄'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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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임명한 국방차관-경찰청장 각각 직위로선 처음 '4.3사건 사죄' 표명 나서
1948년 대한민국 건국 반대 '남로당 반란' 일언반구 없이…'국가책임'만 남겨
"5.10 총선거 방해목적 남로당 폭동" "DJ도 '공산주의자 폭동' 공언" 반박 있어
文정권 국방장관들, 5.18 진상 미확정 사안에 두번 걸쳐 공식사과 전례
'백남기 사건'으로 폭력시위 진압 수차례 사과의사 표명한 경찰청장들도
'盧 NLL 포기 대화록' 유출 사과한 국가기록원장, 박연차 세무조사 사과한 국세청장
文은 '대통령의 과거사 사과' 남발…해외 베트남에까지 '월남전 참전 사과' 시도, 거부당해

문재인 정권이 정치적·역사적 해석이 완결되지 않은 과거사마다 '정부부처 공식사과'를 내놓는 행태를 반복했다. 이번에는 1948년 대한민국 건국에 반대한 공산주의 남조선노동당(남로당) 반란으로 발발한 '제주 4.3 사건'을 오로지 '국가 폭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 규정하는 듯, 국방부와 경찰청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국방부는 3일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이날 발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차 미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국방부 차원에서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왼쪽부터) 민갑룡 경찰청장과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각각 3일 '4.3 사건은 국가 책임'이라는 취지로 단순 추모를 넘은 군·경 공식사과 행보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오전 중 국방부 관계자가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해 입장문을 낭독했고, 오후 중에는 서주석 국방차관이 서울 광화문에 마련된 '4.3 사건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아 애도를 표명하는 동향을 보였다. 서주석 차관은 방명록에 '아픈 역사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 이제는 과거의 아픔을 온전히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국방부는 그동안 4.3 사건에 대해 군경이 남로당 무장봉기를 진압한 사건이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김대중 정권 시절인 2000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노무현 정권 들어 특별법에 입각해 4.3 사건을 '국가 책임'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으며, 현 정권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4.3 추념사를 통해 사과한 데 이어 군 당국이 '무조건 사과'하기에 이른 것이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민갑룡 경찰청장도 '현직 경찰 수장으로는 처음'이라는 명분 하에 '4.3 사건 사죄'를 표명했다. 그는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해 "무고하게 희생된 영전 앞에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민갑룡 청장은 추모식 참석 직후 취재진에게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우리 경찰의 행위에 대해 반성적으로 성찰하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민주, 인권, 민생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제주 4.3사건 특별법은 4.3사건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제주 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7년7개월 동안 1만245명이 숨지고, 3578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는 지난해 4월 4.3사건을 계기로 유튜브 '펜앤드마이크 TV'에 출연해 "그 중 1300여 명은 피해자라고 결코 불러서는 안되는, 남로당의 핵심당원이라든지 무력을 쓰는데 적극 가담한 사람들이 섞여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1948년 건국 이전 벌어진 제주 4.3사건은 5.10총선거를 방해해 대한민국 건국을 막기 위해 공산주의자 남로당이 일으킨 무장폭동이자 반란사건"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대학생단체 '숙명여대 트루스포럼'은 교내에 4.3 사건 관련 대자보를 게재해 "1998년 11월 23일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제주4.3은 공산당의 폭동으로 일어났다고 전 세계에 천명하였다", "제주4·3 발발의 주체인 남로당은 조선공산당의 후계체이며, 남로당 강령은 마르크스·레닌 사상에 입각한 공산주의 체제 국가 건설을 목표로 했다", "남로당 제주도당은 공식행사 때마다 항상 '스탈린 원수 만세' '김일성 장군 만세'라는 구호를 외치며, 그들이 공산당의 후예임을 밝혔다", "4.3폭동 남로당 세력들이 남긴 유일한 문서인 '제주도인민유격대 투쟁보고서'에는 1948년 3월 중순경 상부로부터 무장 반격 지령을 받아 폭동을 일으켰다고 밝히고 있다"고 좌파진영발(發) 역사왜곡 시도를 규탄했었다.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지난 2018년 4월1일 유튜브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에 출연해 발언하는 모습.

한편 문재인 정권 들어 문 대통령이 임명한 각 부처 수장들이 과거사 공식 사과에 '동원'되는 듯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5.18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지난해 2월 송영무 당시 국방장관은 물증으로 확인되지 않은 5.18 계엄군 헬기사격설 등을 인정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고, 정경두 현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계엄군의 민간인 여성 성폭행 주장이 나온 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번에는 제주 4.3사건을 사과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민 경찰청장은 4.3사건 사과에 앞서 올해 1월 2009년 1월20일 경찰이 용산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하던 철거민들과 대치하던 중 화재로 철거민 측 사상자가 발생한 '용산 참사'에 사과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는 자연히 사건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낸 김석기 현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정치권 좌파의 공세로 이어졌다.

민 청장은 지난해 8월 말에는 2015년 11월 민노총이 주도하고 경찰력에 대규모 피해를 입힌 폭력시위 '민중총궐기'에서 물대포를 맞아 쓰러진 뒤 300여일 이상 지나 숨진 시위대 일원 백남기씨 사망 사건을 두고 "유족을 만나 사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전임 이철성 경찰청장도 2017년 6월 이후 백씨 유족을 만나 사과한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었다. 그는 한술 더 떠 "민주화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유명을 달리하신 박종철, 이한열님 등 희생자분들"까지 거론한 바 있다. 

이외에도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말 형제복지원 사건을 과거 검찰이 '부실 수사'했다며 형제복지원 폐원 31년 만에 눈물까지 보이며 공식 사과했다. 지난해 8월에는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이, 10월에는 문 대통령이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대에 발생한 피해를 사과한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이 노무현 대통령 임기말 남북정상회담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대화록'이 사후 폭로된 것 등을 두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대신해 사과한다고 나섰다. 2017년 6월 한승희 국세청장은 임명되자마자 2008년 불거진 '박연차 게이트'의 단초가 된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사과했다. 나라 밖에서조차, 문 대통령이 지난해 3월22일 베트남 방문에 앞서 월남전 참전을 베트남 정부에 공식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가 오히려 베트남 측에서 원치 않아 불발된 사례가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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