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 [연합뉴스 제공]
안희정 전 충남지사 [연합뉴스 제공]

비서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4)의 재판부가 바뀌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안 전 지사의 강제추행 등 혐의 상고심 사건을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에서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로 변경했다.

주심이었던 권 대법관이 안 전 지사와 지인관계가 확인돼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법관은 충남 논산 출신이다.

권 대법관은 지난해 4월 제자들을 성희롱한 교수의 해임 취소 사건 주심을 받았으며, 당시 재판부가 성희롱 사건에서 법원이 '성 인지 감수성'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처음 마련해 이목을 끌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4차례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와 함께 5차례에 걸쳐 김씨를 강제추행하고 1회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은 안 전 지사에게 위력은 있었지만 행사하지 않았고, 김씨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무죄 판결했다.

하지만 지난 2월1일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김씨 진술에 일관성이 있고 비합리적이거나 모순이 없다"면서 "적극적으로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법원은 성폭행 사건을 심리할 때 성 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개별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피해자 진술 증명력을 배척하는 건 정의 형평에 입각한 논리적 판단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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