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은 공화당이 상원 장악을 유지하고 하원을 탈환한 선거 직후 실시될 것"
"오바마케어는 나쁜 건강보험"...강도높은 비판 이어가면서도 '전략적 유보' 결정
'더 나은 국민건강보험법'을 핵심 아젠다로 밀어부치기 위한 '일보 후퇴'라는 평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에 대한 맹비난을 이어가면서도 '오바마케어 폐지'와 관련한 표결 시점에 대해선 "공화당이 상원 장악을 유지하고 하원을 탈환한 선거 직후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내년 11월 대선과 상·하원 선거를 동시에 앞둔 상황에서 공화당의 '전략적 유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바마케어 폐지를 핵심 아젠다로 밀어붙이기엔 승산이 적다고 판단한 공화당의 '선(先)선거승리, 후(後)실행'이라는 전략을 트럼프가 받아들였다는 해석이다. 미국의 차기 대선과 상·하원 선거는 2020년 11월 3일 동시에 실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모든 이들이 오바마케어가 효과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 보험료와 자기부담금이 너무 높다. 진짜로 나쁜 건강보험!"이라며 "민주당조차 이를 바꾸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오바마케어보다 보험료와 자기부담금이 훨씬 더 낮은, 정말로 훌륭한 건강보험 구상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것은 오바마케어보다 훨씬 저렴하고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표결은 공화당이 상원 장악을 유지하고 하원을 탈환한 선거 직후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 가량 이어진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를 통해 사실상 무죄가 입증되자 바로 그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오바마케어 전면 폐지'를 추진했다. 법무부가 오바마케어가 전부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서를 항소심 법원에 제출하면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였던 것이다.

현재 오바마케어의 '의무가입 조항'은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상황이지만, 공화당 내부에선 '오바마케어 전면 폐지'를 두고 의회 표결을 거쳐야 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추진하는 대체입법도 아직 완벽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일부 미 주요 외신들은 '오바마케어 폐지'에 대해 여당이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선 내년 선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오바마케어 폐지'가 아닌, '더 나은 국민건강보험법'을 핵심 아젠다로 밀어부치기 위한 '일보 후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오바마케어를 공개적으로 강력히 비판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