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 "국방부, 누가 우리 적이고 우리 동맹인지를 알려주는 과목만 삭제"
국방부 "유사 중복 과제를 통합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군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 나와

문재인 대통령(左),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국방부가 군 장병 대상으로 시행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에서 한미 동맹 관련 챕터를 없앤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 소속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이 2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육 자료'에 따르면, 작년까지 정신전력교육 교재에 들어 있던 '한미 동맹의 역사와 미래'라는 챕터가 올해 개정판에선 통째로 사라졌다.

국방부가 작년까지 사용한 교재는 2013년 개정판이다. 해당 교재는 18개 과제로 구성됐는데 이 중 제12과가 한미 동맹 관련 내용이었다. '한미 동맹의 역사와 미래'라는 챕터에는 '한미 동맹과 국가 안보', '대한민국을 지키는 강한 힘, 한미 동맹'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교재의 내용에 따라 국방부가 일선 부대에 배포한 자료에는 6.25 참전으로 시작된 한미 동맹의 역사, 한미 동맹의 강한 대북 억제력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정된 정신전력교육 교재에는 한미 동맹 관련 챕터가 제외됐다. 그 결과 한미 동맹 관련 내용은 '튼튼한 안보를 위한 우리의 자세'라는 챕터의 한 하위 주제로 격하됐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유사 중복 과제를 통합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군 내부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북·안보 정책을 둘러싸고 한미 간 의견 충돌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주적' 개념 삭제 이후 장병들에게 군 복무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많은데, 한미 동맹 개념마저 축소하겠다고 하니 앞으로 장병들을 어떤 방식으로 교육할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김중로 의원은 "국방부는 정작 누가 우리의 적이고 누가 우리의 동맹인지를 알려주는 과목만 꼭 집어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는 "관련 챕터만이 없어진 것일 뿐, 실제 내용은 정신전력교재 전반에 걸쳐 하나도 빠짐없이 반영돼 있다"고 해명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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